라브로프 꽃다발 받아든 北최선희…푸틴 만나 방북 일정 잡나

박현주 2024. 1. 1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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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저녁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난다고 크렘린궁이 이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올해 방북 일정이 구체적으로 조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최선희 북한 외무상. 연합뉴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양국 외무장관 회담 결과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북ㆍ러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의 진전 사항을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낮 모스크바 외무부 리셉션하우스에서 양국 협력과 한반도 정세 등을 주제로 회담을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북했던 라브로프 장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예방한 바 있다.

이날 외교장관 회담과 이어지는 푸틴 대통령 예방에선 올해 중으로 추진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보다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답방을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최 외무상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을 앞서 초청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북ㆍ러 정상이 고위급 접촉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또 라브로프 장관이 최 외무상과 "한반도와 동북아 전반에 대한 내밀한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과 역내 동맹의 정책은 전혀 긍정적인 측면의 기여를 하지 않는다"며 "긴장을 고조하는 어떤 조치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북러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최선희 북 외무상에 꽃다발 선물하는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


이날 러시아 외무부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최 외무상이 라브로프 장관으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현장에서 라프로프 장관이 최 외무상에게 러시아어로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했고 최 외무상은 "고맙습네다"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를 참관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또한 이날 회담과 예방에선 양국 간 군사 협력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합의 이행을 예비적으로 종합할 것"이라며 "이미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방북했을 당시에도 '선진과학기술' 협력 사업이 주요 회담 의제였다. 따라서 이날 회담에서도 러시아의 신무기 기술 이전과 북한의 재래식 무기 공급 방안이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는 북한 무기의 최대 '바이어'이자 '첨단 기술 공급원'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모든 무기 수출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금지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외무상의 방러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러ㆍ북 교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양국 간 협력이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방북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최선희 외무상과 악수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연합뉴스.


한편 김정은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사회주의 나라들과의 관계 발전을 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협조를 강화해나가겠다"며 러시아 등 전통적인 사회주의 우방국과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반제자주를 절대불변하고도 일관한 제1 국책으로 틀어쥐고 미국의 극악한 자주권 침해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하기 위하여 적극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등과 연대해 미국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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