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만나려면 3일 전 승인?" 한화생명 노조, 총파업 예고
[조선혜 기자]
▲ 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앞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노조 활동 탄압 및 불성실 교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의 노조 활동 탄압 행위를 규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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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만나려면, 3일 전 회사에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소속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이 회사의 노조 탄압 행위 등을 규탄하면서 총파업을 예고했다. 회사가 부당한 '노조 활동 표준규칙'을 마련해 사실상 노조 활동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수료(임금) 협의에도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노조는 고발했다.
16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 앞에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노조 활동 탄압 및 불성실 교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원 면담 전 회사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사업장 내 노조 활동 표준규칙'을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헌법에서 노조에 대한 권리를 보장해놨는데, 노조 활동과 교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노조의 자주성"이라며 "그런데 회사가 내놓은 것을 보면, 여러 제약을 걸어둔 것이 바로 노조 활동의 자주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영업 등으로 수시로 드나들던 공간에 노조라는 이름만 붙으면 그때부턴 사전에 회사에 신고하고, 승인받아야 하고, 신고한 것도 수틀리면 취소하겠다고 한다"며 "이것은 명백하게 노조 활동에 대해 회사가 철저하게 지배하고, 개입하겠다는 증거"라고 일갈했다.
"재계 7위 어마어마한 기업, 노조 활동 철저하게 지배·개입"
그는 "재계 순위 7위의 어마어마한 기업이 대한민국의 법체계, 글로벌 스탠다드를 몰라서 그러겠나"라며 "이런 식으로 노조를 손에 쥐고 흔들려는 근간에는 보험설계사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교섭에 나오는 임원 등이 그 자리에 있는 것조차 수많은 노동자가 평생 피땀 흘려 얻어낸 성취물인데, 그럼에도 (설계사를) 노동자로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며 "반드시 합리적인, 정당한 합의안이 나올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현 사무금융노조 일반사무업종본부장도 "회사의 사전 승인을 받고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교섭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한다"며 "또다시 강도 높은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수수료 협의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혜정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코로나19 시기 회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에 맞서 507일간의 투쟁을 전개하고, 2021년 노조가 출범해 지금에 이르렀다"며 "하지만 여전히 시간을 끌고,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1월 현재 33차 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수료 협약은 협의 완료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수수료 변경 시 협의 대상 범위, 조합 사무실 제공 조건, 노조 홍보활동 보장, 노조 간부 활동비 지원 관련 내용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했다.
"팀장 수수료는 노조와 협의 안 한다? 계약서 안 써온 것 시인"
회사는 위촉계약서, 수수료 규정 변경의 경우 노조와 협의하겠지만, 영업팀장에 대한 수수료 규정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 쪽 설명이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이것은 회사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팀장과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팀장의 수수료를 변경해온 것을 시인하는 것"이라며 "다른 보험회사들은 일반 보험설계사뿐만 아니라 팀장의 경우에도 수수료 등과 관련한 위촉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노조 간부 활동비 지원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회사가 보험설계사의 경우 정해진 노동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노조법에 명시된 '근로시간면제' 제도를 부정했다"며 "이 제도는 노조 간부의 활동 보장을 위한 것인데, 같은 특수고용노동자 노조인 삼성화재애니카지부 등에서도 보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노조는 한발 양보해 활동 지원금 형태로 노조 간부의 활동 보장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회사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총파업을 시사했다. 노조는 "회사는 노조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거부하며 교섭에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내일 예정인 교섭에서조차 진전된 내용이 없다면 총파업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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