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가뭄에 허리 조르는 게임업계… ‘실종’된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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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증권가에서 유망 테마로 분류돼 주가 급등의 재료로 사용됐던 '메타버스'가 최근 거의 종적을 감췄다.
메타버스와 가장 밀접한 게임 산업계가 대부분 사업을 중단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한 중견 게임사에서 메타버스 관련 사업 프로젝트를 하다가 퇴사한 개발자 A씨는 "연봉을 많이 쳐줘서 갔는데 1년 반 만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업의 유망성이 부각될 때는 다 잘될 줄 알았는데 침체기가 오자 버블이 터지듯 사업이 급격히 꺾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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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VR 등 사업 축소… 당장 먹거리 몰두
한때 증권가에서 유망 테마로 분류돼 주가 급등의 재료로 사용됐던 ‘메타버스’가 최근 거의 종적을 감췄다. 메타버스와 가장 밀접한 게임 산업계가 대부분 사업을 중단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과도 접점을 넓혀갔던 게임 산업계는 최근 그 확장성을 급격히 축소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사업 경량화를 골자로 한 선택과 집중 기조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고금리·경제 침체 여파로 유동성이 크게 줄면서 그동안 축적했던 현금이 고갈된 탓이다. 여기에 더해 실적이 뚜렷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면서 당장의 먹거리 고민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컨퍼런스 콜에서 단골 메뉴처럼 언급됐던 메타버스는 실제 사업 타당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냉혹한 평가와 함께 뒤안길로 사라지는 형국이다. 한 중견 게임사에서 메타버스 관련 사업 프로젝트를 하다가 퇴사한 개발자 A씨는 “연봉을 많이 쳐줘서 갔는데 1년 반 만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업의 유망성이 부각될 때는 다 잘될 줄 알았는데 침체기가 오자 버블이 터지듯 사업이 급격히 꺾였다”고 했다. 이어 “퇴사 당시 허망함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게임사들이 다방면에 펼쳤던 날개를 접는 이유는 투자 대비 수익 기댓값이 떨어져서다. 인공지능(AI)의 경우 챗GPT 등 유의미한 상용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 국내 게임사들이 이에 걸맞은 수준의 수익 사업을 추진할 정도의 여력은 안 된다.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본업인 게임 개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게임 개발에서도 모바일에 국한한 신작 쏟아내기는 지양하는 게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업계 맏형인 넥슨은 지난해 새로운 장르의 웰메이드 신작 발굴에 주력해 경제 불황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여유가 될 때 다양한 분야를 시도하다가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반적 원리가 게임계에도 적용되고 있다”면서 “기존의 관성적 게임 시장의 룰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면서 게임사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 요즘 분위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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