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또 '무리뉴 3년차' 저주인가…로마, 무리뉴 감독 경질

김환 기자 2024. 1. 1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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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조세 무리뉴 감독이 AS로마에서 경질됐다. 또 '3년차'를 넘기지 못한 무리뉴 감독이다.

로마는 1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무리뉴 감독과 그의 코칭 스태프들이 즉시 클럽을 떠난다는 걸 확인했따. 무리뉴 감독은 2021년 5월 로마의 60번째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2022년 5월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지난 시즌 부다페스트에서도 결승까지 올랐다"라며 무리뉴 감독과의 결별 소식을 전했다.

로마의 구단주인 댄 프리드킨과 라이언 프리드킨은 구단을 통해 "우리는 로마에 온 이후 무리뉴 감독이 보여준 열정과 노력에 대해 모두를 대신해 그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우리는 무리뉴 감독이 로마에서 있는 동안 함께한 멋진 추억을 항상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구단에 즉각적인 변화가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우리는 무리뉴 감독과 그의 스태프들이 앞으로의 노력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라며 무리뉴 감독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또한 로마는 "새로운 1군 코칭 스태프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가 이어질 예정이다"라며 무리뉴 감독 이후 로마의 61번째 사령탑이 될 인물과 코칭 스태프가 정해진 뒤 관련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로마가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무리뉴 감독이 경질된 이유는 성적 부진 탓이 유력하다. 로마는 현재 리그 20라운드를 기준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9위에 위치해 있다. 유럽 대항전 티켓이 걸린 6위와의 승점 차는 4점,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을 수 있는 4위와의 승점 차는 5점이다. 아직 리그 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만 두고 본다면 로마가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문제는 로마의 일관적이지 않은 경기력과 결과였다. 개막 후 3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하던 로마는 4라운드 엠폴리전에서 7-0 대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듯했으나, 이어진 토리노와의 경기에서 비긴 데 이어 제노아에 1-4 대패를 당했다. 이후 한동안 연승을 달렸으나 인터 밀란, 라치오 등 주요 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제노아전이 끝난 뒤에는 무리뉴 감독이 직접 "우리는 팀 정신이나 과거를 위해 노력하려는 집단적 노력의 결과인 견고함을 잃었다. 이번 시즌은 내 커리어에서도 최악의 시즌이다"라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선수들과 함께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이상 이적할 기회가 없고, 누구도 떠나거나 합류할 수 없다. 우리는 울 시간이 없다. 마음이 아프면 속으로 울 수는 있다. 로마 팬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는 내일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갈 것이다"라며 반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지난해 말부터는 결과까지 챙겨오지 못했다. 특히 로마는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승 1무 3패를 거뒀고,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8강전에서 라이벌 라치오에 패배해 탈락했다. 이에 로마 구단에서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무리뉴 감독과 결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로마가 한동안 반등하지 못하고 헤메자, 로마가 무리뉴 감독과 재계약을 맺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는 "무리뉴 감독은 로마와의 계약이 끝난 뒤 팀을 떠날 게 확실해 보인다"라며 무리뉴 감독이 로마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로마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매체의 예상과 달리 무리뉴 감독은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 팀을 떠나며 로마와의 계약 기간을 전부 채우지 못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무리뉴 감독은 내년 6월 30일에 계약이 만료되지만, 현재로서는 재계약을 맺을 의사가 없다. 구단 내에 평온한 분위기를 해치는 건 이런 불안정성이다. 무리뉴 감독이 현재 로마와 같은 클럽을 이끄는 데 필요한 열정을 잃었고, 감독 본인의 의지보다 자부심으로 로마에 남아 있다는 게 이탈리아 현지의 여론이다"라고 했다.

또다시 3년차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무리뉴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특정 팀을 맡았을 때 2년차에 우승을 차지했고, 3년차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경질되는 패턴이 반복되는 커리어를 보냈다. 

2002-03시즌 FC포르투 시절 무리뉴 감독은 2년차에 리그와 컵 대회, 그리고 UEFA 컵을 모두 차지했다. 첼시에서 프리미어리그(PL)와 커뮤니티 실드를 들어올린 것도 2년차, 2009-10시즌 인터 밀란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던 때와 2011-12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더블을 달성했던 때 역시 부임 2년차를 맞이했을 때였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 돌아온 첼시 2기 시절에도 2년차에 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년차에는 정상에 오른다는 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물론 최근 들어 이 이야기는 사라졌다. 무리뉴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1년차에 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했지만 2년차에 우승컵 없이 시즌을 마감했고, 이어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2년차에 경질됐다. 로마에서 UEFA 컨퍼런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도 1년차였고, 정작 2년차였던 지난 시즌은 무관으로 마쳤다.

대신 3년차에 부진을 겪는 패턴은 아직까지 남은 모양새다. 무리뉴 감독은 그동안 거쳐왔던 팀에서 그랬듯 로마에서도 3년차에 부진했고, 결국 3년을 채우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무리뉴 감독이 로마 시절을 좋은 추억으로 남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미 토트넘과 악연으로 맺어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11월 첼시 시절 제자인 존 오비 미켈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오비 원 팟캐스트'를 통해 토트넘을 저격한 적이 있다.

당시 무리뉴 감독은 "트로피 보관함이 텅 비어 있는 클럽이 나를 결승전 이틀 전에 경질해서 어이가 없었다. 토트넘은 5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한 적이 없는 팀이었다. 토트넘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시절은 기억도 안 난다. 난 결승전을 이틀 앞둔 상태였는데 결국 결승전을 치르지 못했다. 당시 결승전 상대팀이 맨시티였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앞서 우리가 맨시티를 격파한 적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계획을 세우더라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법인데, 난 첼시를 이끌고 웸블리 스타디움을 갈 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 맨유에서도 세 번 웸블리에 갔었고, 두 번 우승했다. 난 웸블리에서의 기록이 상당히 좋았다. 경기장의 분위기도 잘 알고 있었다. 큰 경기를 치르기 전에는 편안한 느낌을 갖고 있어야 한다. 경기장이 너무 크다고 느끼면 이런 경기를 치를 수 없다"라며 수많은 경험이 있는 자신을 경질한 토트넘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토트넘은 무리뉴 감독을 경질한 이후 맨시티와 EFL컵 결승전을 치렀는데, 아이메릭 라포르트에게 결승골을 실점해 우승이 좌절됐다. 

또한 무리뉴 감독은 맨유를 향해서도 독설을 내뱉었다. 무리뉴 감독은 "내가 지적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맨유에 있다. 선수만이 아니라 스태프들도 포함된다. 맨유 감독 시절 두 달 뒤에 같은 말을 했을 때에도 그 사람들은 여전히 구단에 있었다. 난 맨유가 이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아직도 맨유에 있다"라며 맨유가 자신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고 했다.

무리뉴 감독의 차기 행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무리뉴 감독은 경질되더라도 꾸준히 수요가 있는 감독 중 하나다. 지금까지 꾸준히 그래왔다. 로마에서 경질된 이번에도 무리뉴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낼 구단들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무리뉴 감독이 구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여름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액수를 제안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로마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무리뉴 감독의 선택지 중 하나로 고려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무리뉴 감독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로마 역시 무리뉴 감독 경질의 후폭풍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데일리 메일'은 지난해 로마가 무리뉴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며 무리뉴 감독이 팀을 떠날 경우 무리뉴 감독을 따르는 선수들 역시 로마 유니폼을 벗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에서 언급한 선수들은 로멜루 루카쿠, 후이 파트리시우,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 등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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