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0.001㎜ 침범하면 전쟁 간주”…서해 NLL 등 군사충돌 우려

박준상,권중혁 2024. 1. 1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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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헌법에서 '평화통일' 등의 표현을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지시하면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발언은 김정은 집권 이후 나온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이라며 "통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70년 북한 역사에서 처음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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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경쟁 패배를 인정하는 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당 간부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헌법에서 ‘평화통일’ 등의 표현을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개헌을 지시하면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또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51년 넘게 이어져 온 남북관계의 과거 틀이 무너지고, 근본적인 전환의 시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쟁과 핵무기 사용 불사 등을 강조하면서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발언은 김정은 집권 이후 나온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이라며 “통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70년 북한 역사에서 처음 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는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1985년 사상 첫 이산가족 상봉,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등으로 이어졌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는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가 진행돼 남북관계의 황금기를 맞았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때는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이 차례로 문을 닫았지만, 남북 간 회담은 이어졌다.

문재인정부 때는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남북 간 대화채널은 현재까지 단절됐다.

김 위원장이 북방한계선(NLL)을 거론하면서 “대한민국이 우리 영토·영공·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도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서해 앞바다에서 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커지는 등 한반도 긴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는 사라졌다”면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정은의 NLL 불용 발언과 영토를 침범하면 전쟁 도발로 간주하겠다는 발언 등을 보면 NLL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한국과 전쟁 분위기를 최고조로 부각시키는 것은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내부를 결속하고 경제, 민생 분야에서 성과를 내려는 전략적 노림수”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입장은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패배한 것을 자인하는 의미라는 해석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헌법에서 통일, 민족을 삭제하려는 것은 한국과 체제 경쟁에서의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북한이 통일이라는 담론 자체를 버리는 건 본인들의 정통성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패배적인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대화가 단절됐더라도 통일 정책은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은 “북한이 군사적으로 많은 위협을 하더라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과거 서독이 동독을 대했던 것처럼 꾸준하게 우리의 통일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준상 권중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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