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에 코스피 2500선 무너졌다…원화값도 1330원대로 급락

이병준 2024. 1. 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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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한 달여 만에 2500선이 무너진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6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12% 내린 2497.59에 장을 마감하면서 지난달 7일 이후 한 달 만에 25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주고받는 등 남북 관계 경색 우려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38% 내린 2516.27로 시작해 2493.46까지 떨어졌다가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79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투자자도 하루 만에 4037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며 지수 하락에 앞장섰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5828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 선물시장에서도 519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 자금 이탈에 서울 외환시장 달러당 원화가치도 전날보다 11.6원 떨어진 1331.8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높은 수치인 102.86까지 올랐다.

이날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651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76% 하락한 7만2600원, SK하이닉스는 1.49% 떨어진 13만2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549억 원어치를, SK하이닉스 41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외에도 포스코홀딩스(-1.02%), 기아(-1.21%), LG화학(-1.48%) 등도 크게 내렸다. 업종별로는 유일하게 전기가스업(2.02%)만 상승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이 마틴 루터 킹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인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 등이 금리 인하 낙관론을 경계하는 발언을 한 것 역시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의 후티 반군 공격에 대응하며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 역시 달러 인덱스 상승 및 위험 자산 축소를 야기했다”며 “인공지능(AI) 기대감으로 상승을 지속했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은 매크로 변수 영향에 기대감이 꺾이며 약세를 보였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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