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탈북민 강제북송 비판에도…연말에 100명 더 보냈다"
지난해 10월 탈북민 강제 북송 사태로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이 그해 연말까지 100명 가까운 탈북민을 추가로 북송했다는 의혹이 16일 제기됐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을 비롯한 북한 인권 단체들은 16일 서울 중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1월~12월 네 차례에 걸쳐 중국으로 탈북한 최소 95명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변은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을 근거로, 11월 20일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30여명, 11월 말 양강도로 10여명, 12월 말 양강도 20여명, 12월 26일 함경북도 온성군으로 35명 등 대략적인 송환 일시·규모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1월 20일엔 북한 평안북도 보위부 반탐처 외사부가 중국 단둥시 공안부로부터 신의주 세관을 통해 30여 명의 강제송환 탈북민을 접수했다고 한다. 탈북민들은 중국에서 근로계약 종결로 귀국하는 북한 근로자들과 같은 차량에 태워져 송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12월 26일에는 35명의 탈북민이 45인승 버스 편으로 남향 세관을 통해 함경북도 온성군에 송환됐다고 한변은 전했다.
한변은 “1951년 난민협약, 1984년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하고 유엔 인권이사국 지위에 있는 중국이 계속해서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위반하는 것은 극히 개탄할 일”이라면서 “끝내 중국이 강제북송을 멈추지 않을 경우 유엔은 중국의 유엔 인권이사국 자격을 즉시 박탈하는 절차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이런 요구 사항을 엘리자베스 샐먼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게도 공문으로 전달했다면서 한국 정부에도 실태 파악과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0월 9일 지린성·랴오닝성 등에 수감 돼 있던 600여명의 탈북민을 무더기로 북한으로 돌려 보낸 사실이 북한 인권 단체들을 통해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이 무렵 한국을 방문한 줄리 터너 신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중국은 추가 송환에 나서지 말아야 하며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반대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탈북민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하지 못 했다”면서도 “ 우리 정부는 탈북민들이 자유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양자·다자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중국에 대한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와 관련해 탈북민 강제 북송 사태에 관한 서면 질의서를 유엔에 제출하기도 했다. 오는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인권이사회의 UPR 심의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의 북송 사태를 직접 거론할 가능성이 크다.
박현주·이유정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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