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진 플랫폼 경계…콘텐츠 전략싸움 더 치열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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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장수는 무기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콘텐츠 흥행에 플랫폼은 더는 '핵심' 고려사항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보다 콘텐츠 자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영화(극장)·유튜브·OTT·지상파 방송사 등 플랫폼 시장 경쟁이 수평적으로 재편됐다고 바라보는 분위기다.
콘텐츠가 지상파, OTT, 극장, SNS 등 서로 성격이 다른 플랫폼을 넘나들며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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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콘텐츠가 또 다른 유튜브 콘텐츠로
극장·방송·온라인 등 유기적 순환 시대
'좋은 장수는 무기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콘텐츠 흥행에 플랫폼은 더는 '핵심' 고려사항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보다 콘텐츠 자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영화(극장)·유튜브·OTT·지상파 방송사 등 플랫폼 시장 경쟁이 수평적으로 재편됐다고 바라보는 분위기다. 콘텐츠가 지상파, OTT, 극장, SNS 등 서로 성격이 다른 플랫폼을 넘나들며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시대가 열렸다.
콘텐츠 소비 형태 변화…달라진 흥행 추이
영화 '서울의 봄', MBC 드라마 '연인', TV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OTT 디즈니+(플러스) '무빙',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유튜브 '핑계고' '먹을 텐데' '청소과에' 등 최근 큰 인기를 얻은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기존 흥행 공식을 벗어났다는 점이다.
지상파 드라마는 외면받고, 안방용 영화(OTT)는 질이 낮다는 식의 편견이 깨졌다. OTT 세계에서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자극 강도가 센 콘텐츠만 흥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안 통했다. OTT 플랫폼에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 장르물에 제작이 집중됐으나, 혹평받으며 줄줄이 쓴맛을 본 콘텐츠들이 많아졌다. 반면 제작비가 많지 않더라도 잘 만든 착한 콘텐츠는 인기를 얻었다. 극장 공간에 대한 관심 자체가 떨어져서 관객이 없다는 푸념도 안 통했다. 한국 영화는 신뢰를 잃었지만,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다. 장르, 시리즈물이 아닌 '서울의 봄' 흥행은 온라인 흐름을 주도하는 10~30대 관객이 이끌었다.
OTT 콘텐츠를 만드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지난해 사랑받은 콘텐츠를 두루 살펴보면 기존 흥행 공식이 무너졌음을 알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제작자들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화의 길 모색…다음 차원 경쟁길 열렸다콘텐츠 업계는 희미해진 플랫폼 경계를 틈타 새로운 차원의 '전략 전쟁' 중이다. '지상파 드라마는 재미없다', '젊은 시청자는 안 본다'는 편견을 깨고 지난해 최고 인기를 얻은 로맨스 사극인 MBC 드라마 '연인'은 본 방송 20분 후 유튜브 채널에 요약본을 공개했다. '온라인상 요약본 때문에 골치'라던 보수적 입장에서 벗어나 이를 역으로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다. 지상파도 변화의 길을 모색한 것이다.
지난해 연예 대상(기안84)을 수상한 MBC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는 유튜브 콘텐츠를 별도로 제작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담지 못한 에필로그 형식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며 콘텐츠 소비를 연장한 것이다. 또 각 시즌 사이에 다음 시즌 일부를 선공개해 다음 촬영지 등 예고하며 화제성을 높였다.
영화 '서울의 봄'은 극장과 온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좋은 예라고 평가받는다. 영화를 보는 동안 심박수가 올라가는 사진과 전후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심박수 챌린지' '분노 챌린지' 등 관람 인증이 놀이처럼 번졌다. 이후 꾸준히 입소문을 얻으며 침체한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는 2030 관객이 관람객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았다.
또 다른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시장이 수평적으로 재편됐고, 플랫폼을 소비하는 대중의 시청 형태와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은 플랫폼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의 입맛에 어떻게 맞출지 모색하는 '전략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콘텐츠 제작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플랫폼이 무너진 시대에서 작품을 유통, 재가공하는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콘텐츠는 또 다른 플랫폼의 콘텐츠가 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접근이 가능한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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