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원정수, 250명으로 감축”…경인선 지하화도 약속

전민구, 우수진 2024. 1. 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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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지금 국회의원 수 300명이 적정한지, 아니면 줄여야 하는지 사실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답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실천할 의지와 결의가 있는 정당이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이번에도 반대할 것인지 묻겠다. 민주당만 반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선민후사' 가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취임 연설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한 걸 시작으로 한 위원장은 ‘금고형 이상 형 확정 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10일), ‘국민의힘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 무공천’(15일) 등 정치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국회의원 정수 50명 감축안은 네 번째 개혁안인 셈이다.

지난해 6월 20일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의원 정수 감축은 과거에도 발표되곤 했다. 2012년 당시 무소속 대선 주자였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00명, 2019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30명, 지난해 6월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30명을 각각 줄이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실현되진 못했다. 한 위원장은 “실천적 문제”라며 “저희의 확고한 다짐을 보여드리겠다. 법안을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축안은) 윤재옥 원내대표와도 상의했다”며 “어떤 방식일지는 차차 고민하겠다”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인천 지역의 현안인 경인선 철도 및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도 강조했다. 그는 “교통 격차, 주거환경 격차를 초래해 온 인천역~구로역 경인선을 지하화하겠다”며 “수도권의 대표적 상습 정체 구간 중 하나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서 서울까지 통행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대통령실에 ‘5개 권역 내 9개 철도 노선’을 지하화하는 ‘전국 교통 지하화 계획’을 보고했고, 여기엔 경인선 지하화도 포함돼 있다. 〈중앙일보 1월 15일자 1면 참조〉 한 위원장이 인천으로 와서 이 계획의 실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도심 철도 지하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월 19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 계양산전통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날 한 위원장의 인천 방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가 인천 계양을이란 점 때문에 더 주목을 받았다. 행사장은 계양을 바로 옆인 계양갑에 속한 작전동의 호텔이었다. 한 위원장은 “지금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과거의 민주당이 아니다. 국민도, 민주당 구성원과 지지자들도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전 인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두 손을 들고 있다. 뉴스1


이날 행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동석했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를 ‘돌덩이’라고 칭하면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막고 있다”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험지 출마 의지를 내비치며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 어디든 따라가서 출마하겠다”고 했던 원 전 장관이 사실상 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국민의힘 경선 당시 대장동 의혹을 파헤치며 ‘대장동 일타강사’라고 불리는 등 '이재명 저격수'로 불려왔다.

원 전 장관은 “계양은 수준 높은 곳이다. 젊음이 넘치고 미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고 전국 어디에도 보기 힘든 지역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수준 높은 주민들로 자체 배구팀도 있다”며 “이런 국민이 살고 계신 곳을 험지라 부르면 안 된다. 우리 국민의힘에서는 험지라는 말이 이 순간부터는 사라져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고는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 지역이라 불러 달라. 도전하는 곳은 곧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 발언 뒤 한 위원장은 어깨동무를 하며 “우리가 인천에서 승리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같이 4월 이곳 인천에서 멋진 국민의 승리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원 전 장관 발언 전에 소개를 하면서도 “이재명 대표 출마하는 곳에서의 승리는 1석 이상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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