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 34억달러 조달 "유럽산 이차전지 생산 속도"

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스웨덴 노스볼트가 유럽연합(EU)과 JP모건체이스를 포함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약 34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최근 몇 년간 청정 에너지 회사가 체결한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전했다.

노스볼트가 유럽에서 이차전지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유럽산 이차전지 생산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WSJ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우선 이 자금을 자국에 위치한 북부 공장의 이차전지 생산 설비를 확충하는 데 쓸 계획이다. 전기차 전환에 나서고 있는 폭스바겐, BMW 등 유럽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유럽 대형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받은 이차전지 수주 규모는 약 550억달러에 이른다. 또한 노스볼트는 이번 신규 자금을 통해 폐배터리를 원료로 전환하는 전용 시설의 규모를 늘리는 데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친환경 산업을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빠르게 치고나가고 있다. 중국은 금속 가공에서 셀 조립에 이르기까지 이차전지 공급망의 모든 부분을 통제한다.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이차전지 기업이 자국에서 제품 생산 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해외 기업의 유치를 이끌어내고 있다.

자칫 배터리 공급망 차질 또는 기술 유출 우려를 고민하던 EU로서는 노스볼트의 유럽 내 생산 투자가 모처럼 반가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U는 지난 8일 독일 정부가 노스볼트의 신규 배터리공장 건설에 지원하는 1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EU가 지난해 3월 친환경 기업이 EU 밖 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과 동일한 금액을 지원하는 '매칭 보조금 제도'를 도입한 데 따라서다.

노스볼트를 향한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와 퀘벡 정부는 노스볼트의 배터리 공장 유치를 위해 약 2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WSJ는 투자금에 힘입은 노스볼트가 총 13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월가에서는 노스볼트가 언제 공개 상장을 추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