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만 2억명에 집계만 한달 이상…'900명 과로사' 예방나선 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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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구수 4위인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서 앞으로 투표관리원 채용 시 건강 상태 확인이 의무화된다.
지난 선거에서 약 900명의 투표관리원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달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조처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사망한 투표관리원이 대부분 50∼70대였으며 당뇨병과 고혈압 등 건강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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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총선·지방선거 하루 진행해 과로
올해 선거 유권자는 2억500만명
세계 인구수 4위인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서 앞으로 투표관리원 채용 시 건강 상태 확인이 의무화된다. 2019년 대통령 선거에서 수백명의 투표관리원(KPPS)이 과로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은 인도네시아 선관위(KPU)가 내달 14일 대통령·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표 등을 진행할 투표관리원을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선거 유권자 수는 2억500만명에 달하며, 인도네시아는 하루에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모두 치러 다수의 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관위는 570만명의 투표관리원을 채용하고 전국에서 82만여개의 투표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선관위는 이번에 투표관리원을 모집하면서 예년과 달리 연령을 55세 이하로 제한했으며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포함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지난 선거에서 약 900명의 투표관리원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이러한 사달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조처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총선과 대선은 일정을 보면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총선과 대선 모두 개표 24시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2024년 2월 14일이 대선 및 총선 투표일이고 그날 개표가 시작되지만 개표집계는 2월 15일부터 3월 20일까지 한달 이상 진행된다. 대선의 경우 과반을 넘는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6월 26일에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이어서 10월 27일에는 주지사, 시장, 군수 등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투표가 예정돼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9년 4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를 하루에 모두 진행했다. 당시 유권자만 1억9000만명에 달하는 대형 선거를 하루에 치르다 보니 투표관리원들은 투표소 준비와 투표 관리, 개표, 검표 작업 등을 위해 선거 전후로 며칠 밤을 지새웠다. 이 영향으로 수백명이 사망했다. 또 산간 마을이나 외딴섬에서 투표함을 운송하다가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경우도 있었다.
당시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서 투표관리원과 경찰 등 894명이 사망하고 5175명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사망한 투표관리원이 대부분 50∼70대였으며 당뇨병과 고혈압 등 건강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숨진 투표관리원들이 독살됐다며 부정선거 음모론이 나오기도 했다. 선관위는 올해 대선과 총선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능한 한 젊은이로 투표관리원을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투표관리원 임금도 2019년보다 2배 이상 많은 110만루피아(약 9만4000원)로 책정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인도네시아 선거 유권자의 6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고 분석했다. 이에 각 정당은 한국 유명 가수들을 앞세워 젊은 층에 표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야당인 그린드라당은 유권자들에게 자기네 대선 후보 광고판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린 뒤 태그하면 블랙핑크 공연 표를 경품으로 주겠다고 했다. 각 정당이 한국 유명 가수들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청년들의 '한류 사랑'을 통해 표심을 얻겠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젊은 유권자들은 연예인들을 이용하기보다는 비전을 제시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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