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건설업 대출 부실 1600억…PF 리스크 '암운'

김효숙 2024. 1. 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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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이 건설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며 16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의 건설업 관련 대출 부실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업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해 3분기 말 건설업 기업대출 연체율은 0.58%로 전년 동기 대비 0.31%포인트(p)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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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액 1000억…1년 새 4배↑
기업 지원 많은 정책금융 부담
서울 시내 한 주택재건축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국책은행이 건설업체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며 16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시작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건설업 대출 규모가 큰 국책은행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의 건설업 기업대출 관련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5% 늘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금액을 뜻한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은 1269억원으로 49.1%, 산은은 381억원으로 618.8% 급증했다.

이들 은행이 내준 건설업 대출에서 1개월 넘게 연체된 잔액도 1076억원으로 309.1%나 증가했다. 1년 새 연체 잔액이 네 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기업은행의 연체액은 697억원으로 214.0% 늘었다. 산은 역시 379억원으로 824.4% 폭증했다.

국책은행의 건설업 관련 대출 부실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업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PF 사업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워크아웃까지 간 태영건설이 그 사례다.

정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과 산은은 국내 기업을 위한 대출, 투자, 보증 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건설업 관련 기업이 어려울 때 함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시중은행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을 대상으로도 대출을 지원하는 만큼 리스크도 크다.

특히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중 건설업체에 내준 대출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업은행의 관련 대출 잔액은 8조2088억원으로 2위인 하나은행(6조1318억원)과도 2조원 넘게 차이난다. 산은의 건설업 대출 잔액 역시 2조4132억원으로 5대 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최근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도 산은으로, 2002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태영건설에게 997억원을 빌려줬다.

최근 은행권 건설·부동산 업종 관련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대출 규모가 큰 국책은행에 대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해 3분기 말 건설업 기업대출 연체율은 0.58%로 전년 동기 대비 0.31%포인트(p) 급등했다. 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 역시 0.10%에서 0.15%로 상승했다. 이는 각각 4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비은행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 5.51%, 3.99%로, 같은 기간 각각 3.1배, 2.6배 뛰었다. 비은행권이 참여한 사업장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시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할 수 있어 은행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각 노력은 연체율 상승세를 제약하겠지만,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하방 리스크(위험)를 감안하면 연체율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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