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칼럼]전기차가 한미 동맹 '히든 히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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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한국의 수출은 2023년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 충격을 완화하고 대미 무역이 대중 무역을 단숨에 추월하도록 한 것은 그간 미국에서 잊혔던 자동차 산업이었다.
현실적으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전부 차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 미국이 더 많은 신에너지 차량을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기아에 대한 배터리, 기계, 자동차 부품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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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한국의 수출은 2023년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 충격을 완화하고 대미 무역이 대중 무역을 단숨에 추월하도록 한 것은 그간 미국에서 잊혔던 자동차 산업이었다. 전기 자동차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오랜 동맹국 간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는 오랜 기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반도체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보내져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 기기로 조립된 뒤 다시 다른 나라로 운송돼 전 세계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지난해 이 같은 부품 흐름에 제동이 걸렸고, 결과적으로 반도체 해외 판매량은 24% 감소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자동차와 기계가 이 공백을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은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0% 감소했지만 해외 자동차 판매량이 31%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했다. 특히 대미 수출이 5.4% 증가했는데 전기 자동차와 고성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국으로 중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중국보다 1.4%포인트가량 뒤처졌을 뿐이다.
특히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숫자 이상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상승을 포함해 올해 전 세계 경제 반등 가능성은 한국의 대중 수출이 다시 상승 궤도에 오를 것을 예고한다. 또 전기차 약세가 대미 무역에 타격을 줄 수 있으나 단기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신에너지 차량 수요는 멈출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상승과 정부 보조금 조정 등 일시적 역풍에 의해 둔화될 뿐이다.
여기에 기계류는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 판매한 제조업 장비량은 25% 증가했다. 미국 정부가 철강, 재생에너지 발전소, 자동차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산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관세 인상, 인센티브 확대 등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이 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전부 차지하기는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BYD 같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해도 지정학적 긴장으로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국 제조업체는 이미 약 25%의 관세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새로운 세액 공제 규정은 중국 완성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배터리 등 부품을 조달하는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킨다.
이로 인해 한국과 유럽, 일본이 그 틈새를 메울 것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일본이 단연 선두다. 도요타와 혼다는 미국 현지 기업인 포드,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전기차에서는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다. 모두 테슬라를 뒤쫓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그 기회를 잡고 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전기차 판매량은 60% 증가했다. 2021년보다 5배 뛰었다. 또 미국이 더 많은 신에너지 차량을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기아에 대한 배터리, 기계, 자동차 부품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지난 70여년 동안 한국과 미국은 군사적, 정치적으로 긴밀한 동맹국이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무역은 양국 관계에서 군사, 정치만큼 중요한 부분이 되기 시작할 것이다.
팀 컬팬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이 글은 블룸버그의 칼럼 'A Hidden Hero Will Drive Korean Trade Closer to the US'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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