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내로 끝내" 북미 주름잡을 LG '세탁건조기' 출격

美 최대 유통채널 '홈디포'에 LG '워시콤보' 전시
일반 드럼세탁기 모델 대비 판매량 60~70% ↑
"편리함 선호하는 북미 소비자 취향 반영된 수치"
IRA 적용되면 가격경쟁력 올라가...국내도 곧 출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홈디포'의 LG전자 가전 진열대에 이달 출시된 LG 워시콤보가 자리하고 있다.ⓒ임채현 기자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콤보'가 북미 시장에서 본격 출격 채비를 마치고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미국 현지 출시 일주일 만에 기존 프리미엄 드럼세탁기보다 약 70% 높은 초기 판매량을 보이며 순항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가 열리던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홈디포'의 LG전자 가전 진열대를 국내미디어에 공개했다. 홈디포는 미국 최대 유통채널로 미국 전역에 위치한 2000여개의 대형 매장에서 인테리어 용품 및 가전 등을 판매 중이다.

이날 직접 찾은 홈디포 라스베이거스 지점 가전 판매 코너엔 LG전자가 이달 4일 출시한 LG 워시콤보가 특별진열대에 진열돼 있었다. 3000평에 달하는 큰 매장이지만 워시콤보를 한눈에 찾을 수 있었던 이유다. 특별진열대는 매장 이용자들이 주로 많이 다니는 복도와 주요 접점 지역으로, 주력 제품이 잘 보이게 전시 및 판매하는 공간이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워시콤보는 출시와 동시에 홈디포 측에서 먼저 특별 진열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판매가 시작된 후 제품 인기는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홈앤드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장(사장)은 "현재까지 '워시콤보'는 미국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모델 중 하나다. 올해 출시한 제품 중 LG전자의 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할 모델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취재진에게 LG 워시콤보에 대해 설명 중인 김대헌 LG전자 미국법인 세탁기영업팀장.ⓒ임채현 기자

현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대헌 LG전자 미국법인 세탁기영업팀장은 "워시콤보 판매가 딱 일주일 정도 됐는데 프리미엄 드럼 세탁기이 평균 초기 판매량과 비교해 70%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드럼세탁기보다 가격이 상당히 높은 제품이지만, 차별화된 고객경험이 편리함을 우선시하는 현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빠르게 안정적인 시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LG전자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첫 선을 보인 제품이다. 대용량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가 하나로 합쳐졌다. 세탁건조기 일체형이 기존에 없었던 것은 아니나, 기존 제품은 고온 열풍으로 건조하는 방식을 써 옷감 손상은 물론 전력 소모가 컸던 단점이 있다. 인버터 히트펌프는 이같은 기존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출시된 신제품이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서 먼저 출시된 워시콤보의 경우 약 4.5kg의 빨래를 2시간 내 세탁-건조 과정 모두를 마칠 수 있다. 미국 시장 출시가는 2999달러(한화 약 398만원)이다. 현재 할인가로 1998달러(약 26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향후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상에 워시콤보가 포함될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히트펌프 제품을 설치할 경우 세금을 공제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LG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워시콤보의 경우 세탁기와 건조기가 일체형으로 기존에 없던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 소득 구간에 따라 차등은 있으나 하위 40% 구간의 소비자는 840달러(한화 약 112만원)의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콤보'는 현재 전량 한국 창원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1분기 내로 일체형 세탁건조기 상위 버전인 LG 시그니처 버전을 먼저 출시할 예정이며 보급형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홈디포 라스베이거스지점 전경.ⓒ임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