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관객 동원에 영화도 개봉… 25주년 맞은 최고령 남성그룹 god

황지영 2024. 1. 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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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오디는 지난 13일 데뷔 25주년을 맞아 극장에서 팬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국민그룹'이라 불리며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 큰 인기를 누렸던 지오디(god)가 스물다섯이 됐다. 맏형 박준형이 55세인, 현역 아이돌 중 최고령 그룹이다. 카세트테이프 시절인 1999년 1월 13일 데뷔해 CD와 디지털 음원 시대까지, 꾸준히 신곡을 내며 팬과 함께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 집객력은 여전하며, 최근엔 공연실황을 담은 영화까지 개봉했다.

공연형 아이돌로의 진화

지오디는 지난해 전국투어 ‘마스터피스’(MASTERPIECE)를 개최했다. 서울·대구·부산에서 총 7회 규모로 진행돼 7만3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서울 케이스포돔의 3회차 공연으로는 ‘2023년 K팝 아이돌의 국내 콘서트 관객 동원 순위’에서 톱5(공연예술집계전산망 기준)에 랭크됐다.

‘마스터피스’는 공연과 전시를 결합해 지오디의 25년 이야기를 풀어낸 콘서트로, 멤버 박준형·데니안·윤계상·손호영·김태우는 5인 5색의 도슨트가 됐다. 그동안의 지오디 공연에선 잘 사용하지 않은 360도 회전판, 리프트 등 무대 장치들도 다양하게 도입했다. 관객석 끝쪽 벽엔 최고령 아이돌 멤버를 위한 대형 프롬프터(가사 확인 장치)도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연출은 김태우가 맡았다. 그는 “이번엔 여운이 길게 남는다. 공연형 가수로서 큰 가능성을 발견한 느낌”이라고 SNS에 적었다.

그룹 지오디 멤버 데니안은 "팬들의 함성 소리가 너무 커서 반주가 안 들렸을 정도"라는 공연 후기를 전했다.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그룹 지오디의 전국투어 '마스터피스'엔 다양한 무대 장치가 사용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박진영의 청춘·방시혁의 자랑


KBS 추석 특집으로 개최한 무료 공연을 찾은 2만 명(KBS 추산)까지 합하면 지난해 지오디 공연을 찾은 관객은 9만여 명에 달한다. 추석 공연 이후 팬클럽 '팬지오디'의 신규 가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25년째 지오디가 버틸 수 있는 힘은 노래에서 나온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히트곡이 많다는 건 대중에게 잘 잊히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장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민지(26)씨는 “지오디가 출연한 예능 ‘같이 걸을까’(JTBC)를 보고 팬이 됐다. 큰언니와 엄마를 통해 노래를 자주 들어 친근한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오디의 수많은 명곡은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창의성 총괄책임자)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떼창을 부르는 ‘거짓말’, 희망가 ‘촛불하나’, 팬송 ‘하늘색 풍선’이 대표적이다. 박 CCO는 KBS 추석특집 공연에서 “지오디는 내 청춘이다. 이들 노래는 나와 지오디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 그대로 담긴 기록물 같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같은 방송에서 “지오디 커리어에 일조해 자랑스럽다”면서 “세계 팝 역사를 둘러보면 매우 많은 팬을 가진 밴드가 있고, 사람들이 그 음악을 자기의 추억으로 생각하고 그로 인해 기억되는 밴드는 있지만 양립시키는 팀은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평가했다.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제이홉은 유튜브 웹 예능 '팔레트'에서 지오디에 대한 팬심을 공유했다. 사진 아이유 유튜브 채널


지오디는 박 CCO와 방 의장이 떠난 후로도 히트곡을 만들었다. 재결합 이후인 2014년 발매한 정규 8집으론 ‘멜론 뮤직 어워즈’에서 음반 대상을 받았다. 차트 1위에 오른 ‘미운 오리 새끼’, 5인 버전의 ‘보통날’ 등이 담겼다. 최신 발매곡은 2020년 방영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OST인 ‘지금 만나러 갈게’다.

소녀시대 태연은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 윤계상을 만나 팬심을 고백했다. 사진 tvN 유튜브

“전성기 때도 없었는데”


지오디는 25주년의 대미를 공연 실황 영화 ‘마스터피스 더 무비’로 장식한다. 10일 개봉한 영화의 누적관객수는 1만4000여 명이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김태우는 “내 첫 영화다. 전성기 때도 없었는데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룹 지오디는 데뷔 25주년 기념일인 지난 1월 13일 영화관을 찾아 '마스터피스 더 무비' 무대인사를 가졌다.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지오디 전국투어를 모두 관람하고 영화관까지 찾은 박정랑(34)씨는 “영화로 다시 보니 느낌이 달랐다. 집중하면서 볼 수 있고 멤버들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더욱 재밌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멤버들은 진솔한 마음을 드러냈다. 손호영은 "팬들에겐 우리가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여러 순간들이 겹쳐 보일 것이다. 각자 인생을 살면서 가끔 찾아오는 쉼터이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준형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지오디로 노래하고 공연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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