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라클모닝에 매일 성공하게 된 비결은 '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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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현 기자]
새해가 밝았다. 해는 바뀌었지만 설 전이고 설이 온다 해도 나이를 먹지도 않을 것이니 큰 감흥은 없다. 하지만 둔감한 나임에도 매일 새벽 새해가 되었음을 또렷이 실감한다. 다름 아닌, 헬스장을 꽉 채운 사람들 때문에. 매년 이맘 때면 반복되는 일이다.
▲ 운동하는 습관(자료사진). |
ⓒ pixabay |
꼭 새해가 아니더라도 한동안 SNS에서 '미라클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동명의 책이 있다고 하는데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지인들의 설명에 따르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새벽에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자기 계발이나 자기 돌봄을 하는 것이라 한다.
그때마다 나는 운동을 하느라 미라클모닝을 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는데 알고 보니 그 활동 중에 대표적으로 포함되는 것이 운동이라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 7년 넘게 미라클모닝에 성공 중인 것이다. 괜히 어깨에 힘을 주고 싶어 진다.
어떻게 새벽 운동이 루틴이 됐냐고요?
가끔 어떻게 매일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 운동을 갈 수 있는지, 새벽 운동을 변함없는 루틴으로 자리 잡게 한 비결이 있는지 묻는 지인들이 있다. 그때마다 솔직한 답변을 들려주곤 했는데 부끄럽지만 오늘은 그 방법을 공유해 볼까 한다. 연초마다 체육관을 찾는 이들이 부디 지치지 말고 연말까지, 아니 몇 년 뒤까지도 함께 땀 흘리는 동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백하건대 내가 미라클모닝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한 의지나 소망 덕분이 아니었다. 나 역시 매년 운동을 다짐했지만 얼마 안 가 흐지부지되곤 했다. 실패만 반복하던 내가 돌연 굳은 의지로 어김없이 헬스장에 가기 시작한 것은 조금 우스운 이유였다. 바로 욕실이 좁은 집으로 이사한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방 두 개에 욕실 하나가 있는 아담한 집에 살고 있고 평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달라진 것이 욕실 크기였다. 전에 살던 집의 욕실은 평수에 비해 무척 큰 편이었고 지금은 그 반대인 것.
이사 오기 전에도 욕실 크기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겪어보니로 상상 이상이었다. 지금은 익숙해져 아무렇지도 않지만 처음에는 극단적으로 달라진 크기에 적응이 되지 않아 숨이 막힐 것 같은 답답함을 느꼈다. 문을 열고 씻으면 그나마 나았지만 뒷수습이 번거로웠고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체육관의 샤워실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매일 운동하는 것은 오랜 목표였겠다, 일석이조가 아닌가.
어쩐지 민망하지만 내 성실한 운동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는 막연한 목표가 아니라 샤워를 하고 와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생기니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즉, 가본 적도 없는 종착지를 향해 더듬거리며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목표를 성취한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숙면과 다리 부종 감소 등 선순환이 이어졌고, 이렇게 하면 할수록 운동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예전에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나섰던 것이라면 지금은 다르다. 순수하게 운동 그 자체가 좋아서, 여행을 가더라도 운동할 장소를 먼저 물색한다. 그러니 이제 광활한 욕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간다 해도 운동을 중단할 리는 없지만 그 시작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욕실이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것을.
그렇다고 이 방법을 모두에게 추천할 수는 없다. 미라클모닝을 실천하기 위해 욕실이 좁은 집으로 이사할 것을 권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모두에게 똑같이 이런 방법을 대입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막연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누릴 수 있는 생생하고 직관적인 이점을 상기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남에게 말하기 부끄럽고 유치하더라도 상관없다.
▲ 건강한 음식(자료사진). |
ⓒ 픽사베이 |
가령 변비가 심하다면, 추상적인 '장 건강'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하루 한 끼 이상의 채식 식사나 규칙적인 화장실 방문, 또는 예쁜 변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좋은 음식과 운동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날이 많아질수록 미라클모닝을 지속하려는 의지는 저절로 굳건해질 것이다.
물론 누구나 새벽 시간을 활용할 것을 권하진 않는다. 상황이나 체력, 각종 조건에 따라서는 밤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고 그저 지금의 일상을 유지하는 것만도 버거울 수 있다.
그럴 때는 무리한 목표를 세우고 실패하며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보다는 더 많은 휴식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 나 역시 밤 열 시면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다섯 시 반의 기상이 어렵지 않은 것이지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해야 할 일은 많지 않다고 여긴다.
이상은, 과거 운동이라면 질색하던 내가 지난 몇 년간 미라클모닝에 성공하며 운동을 루틴으로 굳히게 된 은밀한(?) 이유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서 자주, 가능하다면 매일 성공할 것. 모쪼록 헬스장을 가득 메운 1월의 열기가 올해 연말까지 지속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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