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재 못 보내! 덕통사고 유발자 이무생의 멜로 모멘트
마라맛 불륜 소재 드라마에서 순한 맛 순정 캐릭터로 보는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준 김윤기 선생님. 호흡 곤란 일으키는 막장 전개 속에서 선우(김희애)를 향한 그의 따스한 매력이 더욱 돋보이며 ‘고산시 산소호흡기’, ‘ 무생로랑’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한번도 잊어본 적 없는 여자를 불륜 상대로 만들어버린 우유부단함은 너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찬영(전미도)밖에 모르는 진석을 보면 쉽게 미워할 수가 없다. 특히 찬영의 집에서 옆에 있게만 해달라고 애걸하는 장면이 압권.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웃을 때마다 보는 사람 가슴도 찢어진다.
20년 전 첫사랑 차세음(이영애)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케스트라까지 사버리는 재력가 유정재는 무생로랑의 이전 순정남들과는 결이 다르다. 〈파리의 연인〉 박신양의 “애기야 같이 가자” 이후 가장 매력적인 스윗 또라이 재벌의 탄생이랄까? 초반엔 돈도 시간도 많은 재벌의 심심풀이 집착처럼 보이지만 회차가 지날수록 유정재의 한결 같은 순정에 가슴이 뛴다. 수트발은 또 왜 이렇게 끝내주는지! 정재야, 나랑 놀자!
〈부부의 세계〉로 ‘윤기앓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순정파 남주가 되기 전, 이무생은 적지 않은 악역을 맡았다. 드라마 〈봄밤〉(2019) 속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시훈이 대표적인 분노 유발자. 그런데 ‘ 무생로랑’이란 추앙하는 수식어가 생긴 뒤에도 그는 파격 변신을 서슴지 않았다. 〈더 글로리〉에서 소름 끼치게 눈알을 굴리던 싸이코패스 살인마 ‘강영천’,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왜군 선봉장 ‘고니시’를 보라. 같은 사람 아니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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