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폐하’…아시안컵 뒤흔든 황금 왼발 [아시안컵]

김우중 2024. 1. 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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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5640="">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추가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황금 왼발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을 정조준한다. 대회 데뷔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승리까지 이끈 이강인의 활약에, 외신에서도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한국은 어느 때보다 힘겨운 전반전을 펼쳤다. 무더위는 물론, 주심의 가벼운 휘슬 탓에 경기 템포가 크게 느렸다. 더군다나 전반 28분 만에 3명의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으며 소극적인 플레이가 강제됐다. 이후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6분 만에 다시 동점 골을 허용했다.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이기제(수원 삼성)가 경고를 받은 터라 적극적인 수비가 어려운 데 이어, 공이 굴절돼 상대 공격수 앞으로 연결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아시아 맹주’를 외치는 한국은 1·2회 아시안컵 이후 준우승만 4번 기록하는 등 대회에서 고전한 바 있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전력상 한 수 아래 팀과 만날 때 고전한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이날 상대인 바레인전에서도 같은 모습이 반복될 것이란 시선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강인의 왼발은 달랐다. 전반전 조율에 힘쓴 그는, 팀이 실점을 허용한 이후 직접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후반 11분 놀라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리드를 가져오더니, 역습 상황에서 쐐기 득점까지 책임졌다. 한국은 이 리드를 지키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수훈 선수로 꼽힌 건 단연 이강인이었다.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강인은 이날 득점으로 최근 A매치 6경기에서만 6골 3도움을 몰아쳤다. 이어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그는 대표팀의 최근 7경기 22득점 중 무려 14골에 관여(64%)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 자책골로 연결됐거나, 기점이 되는 패스 등을 종합한 수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이강인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이강인이 출전한 기간, 한국은 6전 전승을 달렸다.

세계도 이강인의 활약에 주목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같은 날 ‘이강인 폐하’라고 칭송하며 “이강인은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왕이다. 이강인이 가는 곳마다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 바레인전에서 그는 자신이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강인이 닿는 모든 것이 금빛으로 변한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일본의 닛칸 스포츠 역시 “위기의 한국을 구한 건 22세 보물 이강인이었다”라며 박수부대에 합류했다.

이강인의 이날 활약이 더욱 고무적인 건 한국 공격진의 핵심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조규성(미트윌란) 대신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날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연이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황희찬은 엉덩이 부상 탓에 출전 명단에서 빠졌다. 조규성 역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공격진의 부진이 겹친 시점에서, 이강인이 홀로 존재감을 펼쳤다. 

<yonhap photo-5669="">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후반전 이강인이 추가골을 넣은 뒤 조규성(왼쪽), 황인범(오른쪽)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이강인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경기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경기 중) 좋았던 점과 안 좋았던 점이 공존했지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덤덤히 밝혔다. 이어 “득점, 실점과 관계 없이 우리의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공격수들은 골을 넣기 위해 뛴다. 득점으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이강인의 황금 왼발과 함께 대회 정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은 오는 20일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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