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800만 달러 김하성, 트레이드설은 왜 나올까
배중현 2024. 1. 16. 11:29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트레이드설에 휩싸인 이유는 뭘까.
메이저리그(MLB) 네 번째 시즌을 앞둔 김하성의 거취가 미궁 속에 빠졌다. 미국 현지에서 연신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 유력 매체 USA투데이는 15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가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약점을 보완할 방법의 하나로 김하성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소 의외일 수 있다. 김하성의 올해 연봉은 800만 달러(106억원). 1000만 달러(132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가 즐비한 샌디에이고에서 '저연봉 고효율'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구단 몸집을 줄이고 있다. MLB에서 세 번째로 많은 2억5000만 달러(3322억원) 안팎의 지출을 감행한 2023시즌의 실패 후유증이다. 고액 계약이 유력한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와의 결별도 기정사실이다. '저연봉' 김하성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지만 관건은 그의 '미래 가치'다.
현재 김하성의 계약은 2024시즌 뒤 종료된다. 2025시즌에 대한 상호 옵션(Mutual Option)이 포함돼 있지만 선수 측이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2024시즌 뒤 FA 협상 테이블을 차려야 하는데 김하성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2일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과 재계약하려면 9자리 숫자의 계약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자리 숫자 계약은 1억 달러(1328억원)를 의미한다. 지출을 줄이는 샌디에이고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 결국 선수 가치가 정점일 때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이미 샌디에이고는 지난달 예비 FA 외야수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유망주를 받았다. 소토와 재계약이 어렵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그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하성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전혀 없지 않다"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잰더 보가츠, 매니 마차도 같이 장기 계약으로 묶인 선수들은 움직이기 힘들다. (고액 연봉에 따른) 고정 지출이 큰 상황인데 팜(유망주)은 텅텅 비어 있다. 김하성을 트레이드해서 유망주를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수를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 12일 디애슬레틱의 데니스 린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부연했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개막전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치를 예정이다. 한국 시장에서 파급력이 큰 김하성을 트레이드하는 건 부담이 따르는 선택이다. 16일 MLB닷컴은 '트레이드 대가로 상당한 이익을 얻지 못하면 거래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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