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재계 2위 자회사 "韓편의점 200개이상 열 것"

이민지 2024. 1. 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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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편의점 글로벌 1000호점 시대]②
바크하탄 디지털콘셉트 COO 인터뷰
GS리테일과 편의점 프랜차이즈 계약

편집자주 - K편의점은 1982년 국내에 첫발을 내디딘 뒤 여러 생활편의 서비스를 흡수하며 우리나라 유통산업의 대표 업태로 발전했다. 단순 식료품과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을 넘어 이제는 우체국, 은행, 약국의 역할도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4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맞닥뜨린 과제가 만만치 않다. 시장의 포화, 인구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우리 편의점은 이 난제에 대한 답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으로 뻗어나가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점포 수도 1000개를 넘어섰다고 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밖으로는 시장을 보다 확장해야 하고, 안으로는 포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 K편의점이 이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는 미래 생존은 물론 한국 유통시장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범유통업계가 편의점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5년까지 200개 이상의 점포를 열어 1등 CVS(편의점)로 거듭나겠다.”

바크하탄(BAKHATKHAN Khavid) 디지털콘셉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형 편의점이 몽골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까르푸 등 외국 자본 유입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형 편의점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몽골 울란바토르 중심가에 위치한 디지털콘셉트 본사에서 바크하탄(BAKHATKHAN Khavid)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민지 기자]

디지털콘셉트는GS리테일과 함께 몽골에서 편의점 GS25를 꾸려가고 있는 회사다. 몽골 재계 2위의 숀콜라이그룹 자회사다. 숀콜라이그룹이 편의점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룹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좀 더 효율적으로 판매하는 방법을 고민하면서부터다. 제조 시설이 부족한 몽골에서 직접 우유, 보드카, 음료, 맥주 등을 만들 만큼 음료·주류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아포(APU)’의 제품의 판로를 고민한 끝에 소매 유통채널을 확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크하탄 COO는 “과거에는 마트에서 일주일 치 먹을 제품을 몽땅 사두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그때그때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흐름을 보인다”며 “아포 외에도 주유소, 통신사 등 계열사를 활용해 편의점을 운영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디지털컨셉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직접 운영이 아닌 한국 편의점 운영사 GS25와 마스터프랜차이즈(현지업체가 사용료를 내고 노하우를 받아 사업을 운영하는 것) 계약을 맺어 사업에 첫발을 들여놓았다.

한국형 편의점이 성공할 것이란 확신도 있었다. 눈에 먼저 들어왔던 것은 한국 편의점의 상품 운용 방식이었다. 트랜드에 맞춰 빠르게 상품을 업데이트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변화를 좋아하는 몽골인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즉석, 간편식 신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은 써클K나 현지 편의점에선 찾아볼 수 없던 부분이다. 저렴한 커피도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한국에 다녀온 몽골인들이 식후에 커피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었는데, 한국 편의점이 맛 좋은 커피를 시중 대비 3분의 1 가격으로 판매한 점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난관의 연속이었다. 디지털콘셉트가 울란바토르에 GS25 1호점을 처음 연 것은 2021년 5월경이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을 때다. 당시 몽골의 경제인구 45%나 거주하는 울란바토르에 도심을 활보하는 인파를 찾기 어려웠다. 직원들에게 편의점 사업을 이해시키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한국 GS25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코로나19 기간이라 인적이 끊겨 어려움이 많았다”며 “IT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근무방식 등에서도 한국의 선례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크하탄(BAKHATKHAN Khavid)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인터뷰를 끝나친 뒤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이민지 기자]

디지털콘셉트는 과감한 투자로 편의점 업계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투자 부문을 크게 나눠 보면 점포 출점, 공장, IT시스템 강화로 요약된다. 점포의 경우 2025년까지 500호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가맹사업도 시범적으로 진행 중이다. 5월까지 테스트를 마친 뒤 올해 하반기부터 공식적으로 가맹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엔 50개, 그다음엔 100개의 가맹점포를 내는 게 목표다. 그는 “수익이 나는 시점은 1년 정도 더 지나야 할 것”이라며 “울란바토르 외에 외곽지역을 가맹사업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울란바토르 내에 점포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기존 일반 소매점을 편의점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복안이다. 바크하탄 COO는 "몽골에 편의점이 들어오기 전엔 아파트 동 별로 작은 마트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러한 마트들이 편의점 가맹사업주로 변화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편의점으로 사업을 변경했을 때 기존 대비 매출이 15~30% 정도 더 늘어난 것도 확인했다.

디지털콘셉트는 간편식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장도 새로 짓고 있다. 올해 17억원의 투자를 결정, 직접 제품을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공장을 갖춰나가겠다는 각오다. 지금은 현지 업체에 제품을 납품받아 뽀즈(고기만두), 초이왕(볶음국수), 빵 등을 판매하고 있다. IT 부문에서도 GS리테일의 종합시스템을 도입해 본사와 경영주(발주), 포스기의 효율화를 꾀할 예정이다. 바크하탄 COO는 “IT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야 가맹사업을 할 때 물건 공급을 원활히 하고 편의점 질도 기존과 똑같이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간편식의 경우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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