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 징벌, 전쟁"…거칠어진 김정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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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헌법에 대한민국을 '제1 적대국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해당 (헌법)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특히 '주적', '전쟁', '징벌', '괴멸' 등 실제 무력 충돌을 시사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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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앞두고 입지·협상력 키우는 듯
전문가들, 전쟁 가능성 놓고는 엇갈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헌법에 대한민국을 '제1 적대국이자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라 군사 도발에 나선 데 이어, 대남 발언도 더욱 거칠어지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 전쟁과 불안한 양안관계(중국-대만) 등으로 생긴 글로벌 안보 빈틈을 기회 삼아 북한이 전쟁 가능성을 높이며 협상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해당 (헌법)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있는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 거칠어진 北…빈틈 노려 협상력 키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공식화한 이후 발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특히 '주적', '전쟁', '징벌', '괴멸' 등 실제 무력 충돌을 시사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대남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군사적 위협 수위를 대폭 높이면서 전쟁 가능성이 허세가 아니라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의 거친 발언 뒤에는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을 틈타 협상력을 높이려는 목적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관심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후티 반군, 양안관계 등으로 분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북한은 도발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물러설 곳 없어…'오판' 가능성도김 위원장으로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강 대 강'으로 맞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 문제 권위자인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38 노스' 기고에서 "다른 좋은 선택이 없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가장 위험한 게임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실제 전쟁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과 대만의 무력 충돌로 미군이 참전하는 등의 일이 생긴다면 한반도 안보에 빈틈이 생겼다고 북한이 오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주한미군에 빈틈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해서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도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게 핵심 과제인 만큼 북한의 과도한 도발은 막을 것"이라며 "양안관계도 더 악화하긴 힘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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