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이강인 2골? 나도 2골!'…클린스만호, 요르단 프랑스리그 FW 알타마리 경계령

권동환 기자 2024. 1. 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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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강인(PSG)과 함께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 중인 요르단 공격수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클린스만호 경계심을 높였다.

요르단은 16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 요르단은 대한민국(23위), 바레인(86위), 말레이시아(130위)와 함께 E조에 속했다. 지난 15일 바레인을 3-1로 격파한 한국은 오는 20일과 25일에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차례로 격돌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다음 상대라 주목된 '요르단-말레이시아'전은 요르단의 4골 차 압승으로 끝났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프랑스 리그1에서 뛰고 있는 알타마리의 멀티골에 무너졌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볼 점유율은 말레이시아가 53 대 47로 오히려 앞섰으나 골 결정력이 승부를 갈랐다. 말레이시아가 8개의 슈팅 중 3개만 유효슈팅으로 연결해 무득점에 그친 것과 달리 요르단은 14개의 슈팅 중 8개를 유효슈팅으로 만들었고, 절반을 득점으로 이어가며 말레이시아의 숨통을 끊었다.

선제골도 빠르게 터졌다. 전반 12분 요르단 미드필더 마흐무드 알마르디가 말레이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알마르디가 오른발로 크게 감아찬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말레이시아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궤적이 워낙 훌륭해 막을 수가 없었다.

선제골 이후 불과 4분 뒤 요르단이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가 빠르게 기울었다. 공격수 야잔 알나이마트가 박스 안으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수비가 손을 써서 넘어뜨렸다. 비디오판독(VAR) 진행 후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알타마리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고 반대편에 찔러넣었다. 이른 시간 2골을 내주게 된 김판곤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요르단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5분 알타마리가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왼발로 때려넣었다. 기습적인 슈팅에 말레이시아 수비진과 골키퍼 모두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선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어이 점수를 더 벌리는 데 성공했다. 전반 32분 오른쪽 측면에서 침투 패스를 받은 알나이마트가 골키퍼까지 제친 후 중앙으로 낮게 연결했다. 이를 쇄도하던 알마르디가 수비 경합을 이겨내고 빈 골대에 가볍게 밀어넣으며 스코어 3-0을 만들었다.

전반전에만 3골을 터트린 요르단은 후반 40분 알타마리가 골키퍼가 조금 나와있는 것을 보고는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칩슛을 성공시켜 멀티골을 달성하면서 조별리그 첫 경기를 4-0 대승으로 장식하는데 성공했다.

승점 3점을 챙긴 요르단은 골득실 +4가 되면서 전날 바레인을 3-1로 꺾은 클린스만호(골득실 +2)를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앞서 클린스만호는 바레인을 상대로 황인범의 선제골과 이강인의 멀티골을 앞세워 바레인에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1차전에서 승리를 챙긴 두 팀이 2차전에서 격돌한다. 한국과 요르단은 오는 20일 오후 8시30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E조 1위 자리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조별리그 2차전을 가질 예정이다.

요르단이 대승을 거두면서 한국은 이날 멀티골을 터트린 알타마리에 대한 경계심을 한층 더 높일 수밖에 없게 됐다.

1996년생 왼발잡이 윙어 알 타마리는 자타 공인 요르단 축구대표팀의 에이스이다. 선수단 대다수가 자국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요르단 대표팀 내에서 유일한 유럽파 선수이자 현재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프랑스 리그1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알타마리는 요르단 프로축구 샤바브 알오르돈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알자지라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 지난 2018년 아포엘로 이적해 처음으로 요르단 리그를 벗어나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벨기에 리그의 아우트헤버를레이 뢰번 유니폼을 입고 뛰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유럽 빅리그 팀들의 관심을 끌었다.

2022-23시즌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알타마리는 측면 공격수 출신이지만 마르크 브리스 감독에 의해 윙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뛰고 있었는데, 2022-23시즌부터 다시 측면 공격수로 돌아와 34경기에 출전해 6골 4도움을 기록했다.

알타마리에게 러브콜을 보낸 팀은 리그앙의 몽펠리에였다. 몽펠리에는 2022-23시즌 이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알타마리를 이적료 없이 영입했다.

이는 쏠쏠한 영입이 됐다. 알타마리는 몽펠리에 합류 직후 8월에만 3경기를 뛰며 3골 1도움을 올렸다. 리그앙 이달의 선수 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빠른 속도와 드리블에서 나오는 전진 능력, 그리고 공을 소유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몽펠리에에서 꾸준히 출전해 올시즌 16경기에서 3골 3도움을 올렸다. 16경기 중 선발 출전이 15경기로, 명실상부 몽펠리에 주전 선수로 등극했다.

유럽에서 요르단을 대표하는 알타마리는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2016년 20세가 되지 않은 나이에 A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말레이시아전을 포함해 벌써 A매치를 55경기 뛰면서 14골을 터트렸다.

2019 아시안컵 때도 조별리그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조국을 16강으로 이끌었지만 베트남과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처럼 요르단 선수들 중 가장 경계해야 하는 선수인 알타마리는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요르단전을 준비 중인 한국 대표팀의 '경계 대상 1호'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요르단전 때 이강인의 선발 출격이 유력해 카타르에서 '리그1 더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 역시 올시즌 PSG로 이적해 프랑스 리그1에 데뷔한 후 모든 대회에서 16경기 3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강인은 자신이 왜 '클린스만호 에이스'라고 불리는 이유를 바레인전에서 증명했다. 한국이 동점골을 허용해 스코어 1-1이 되자 이강인은 장기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두 번 흔들면서 3-1 승리를 이끌었다. 바레인전 멀티골로 이강인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리며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공교롭게도 똑같이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 중인 두 선수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조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다가오는 한국-요르단 맞대결에서 이강인과 알타마리 중 마지막에 웃는 선수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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