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종료 이틀도 안 지났는데... 남태평양 나우루, 대만과 단교 선언
[박성우 기자]
▲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나우루가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지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했다.?15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나우루 정부가 성명을 통해 중국을 인정하기로 결정했으며 "공화국과 나우루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완전한 외교 관계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
ⓒ <가디언> 보도 갈무리 |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나우루가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지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15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나우루 정부가 성명을 통해 중국을 인정하기로 결정했으며 "공화국과 나우루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완전한 외교 관계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나우루 정부는 성명에서 "이는 나우루 공화국이 더이상 대만을 별도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 영토의 양도할 수 없는 일부로 인정하며, 금일부로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과 어떠한 공식 관계나 공식 교류도 더이상 발전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이어 성명은 "이러한 변화는 다른 국가와의 기존 우호 관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며 "이번 정책 변경은 나우루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 vs. 대만 "경제 원조 놓고 양국 저울질"
나우루의 대만 단교 소식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곧바로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에 입각한 나우루와의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 또한 15일 "국가 존엄성을 보호하기 위해" 나우루와의 외교 관계를 종료하고 나우루 주재 대사관 직원들을 철수시키겠다며 양국 간 단교를 확인했다. 톈중광 대만 외교부 정무차장(차관)은 현재 과테말라를 방문한 조셉 우 대만 외교부 장관의 "매우 당혹스럽다"는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어 톈 차장은 "중국이 가장 큰 충격이 미칠 이 시점을 선택한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톈 차장은 만일 국민당이 총통 선거에서 승리했다면 같은 시기에 같은 방식으로 결정이 내려졌을지를 묻는 질문에는 "너무 가정적인 얘기"이라고 답했다.
톈 차장은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연합(UN) 산하기관을 예로 들며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중국은 항상 국제기구를 비롯한 모든 방면으로 대만을 질식시키려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중국이 대만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나우루가 거액의 경제 원조를 요구하며 경제 원조 방안를 놓고 중국과 대만을 저울질했고 중국 정부가 경제 원조를 통해 나우루의 외교적 전향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대만의 일부 동맹국들은 그들의 결정이 주로 경제적 혜택에 기반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월, 대만과의 82년 외교관계를 종료한 온두라스는 당시 대만이 6억 달러의 부채를 재협상하거나 재정 지원을 늘려달라는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만은 온두라스가 20억 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국 편에 서서 "독약으로 갈증을 해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대만 수교국 12개국만 남아... 2016년 차이잉원 총통 취임 이후 10개국 단교
나우루의 단교로 과테말라, 파라과이, 바티칸 시국, 투발루 등 대만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국가는 12개국만 남게 되었다. 지난 2016년 취임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재임 기간 동안 나우루를 포함해 총 10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나우루는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대만과 수교했으나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잠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이후 2005년부터 다시 대만과 외교관계를 복원했지만 올해 다시 단교를 결정했다.
지난해 10월에 러스 조셉 쿤 당시 나우루 대통령은 차이칭원 총통을 만나기 위해 대만을 국빈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쿤 대통령은 "나우루는 대만을 친족으로 여기며, 대만의 민주주의·자유·평화·지속 가능성·안정·경제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쿤 대통령이 나우루로 돌아간 지 불과 몇 주 만에 불신임안을 통해 축출되고 데이비드 아데앙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대만 관료들이 나우루를 방문했다. 나우루 또한 단교 선언 직전에 대만의 성공적인 선거를 축하했다. 때문에 <가디언>은 "나우루의 단교 결정은 많은 관측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보도했다.
비케니베우 파에니우 대만 주재 투발루 대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에 충격을 받았고 대만 주재 외교단도 이 사실을 몰랐다"며 "특히 나와 투발루 국민들에게 이는 정말 놀랍고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에니우 대사는 중국이 가난한 나라에 제공하는 지원이 대만에 비해 "투명하지 않다"며 "대만은 기후 변화 측면에서 우리를 돕는 측면에서 매우 진지하다. (대만을 수교하는) 태평양 섬 4개(투발루, 팔라우, 마샬군도, 나우루)도 계속해서 태평양 동맹국으로 굳건해지길 바랐는데, 이제 우리는 나우루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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