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배신자 처단했나" 日 스타벅스 총격 용의자 '야쿠자' 간부

총기 소지한 채 도주…전국 지명수배
"야쿠자 간 항쟁으로 번질 수도" 우려

일본 스타벅스 테라스에서 대낮에 40대 남성이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일본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를 60대 야쿠자 간부로 특정하고 지명 수배를 발령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라이벌 조직의 갈등으로 벌어진 것이며, 조직 간 항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경찰이 공개한 스타벅스 총격 살인 용의자 마에타니 유이치로의 모습. (사진출처=ANN)

16일 아사히신문은 에히메현 스타벅스 옥상 테라스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 전날 현 경찰이 지정 폭력단 '이케다구미(池田組)' 간부인 62세 마에타니 유이치로에 대해 살인 혐의로 전국 지명수배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용의자는 14일 오후 4시경 스타벅스 테라스 석에서 49세 이시카와 유이치로를 총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며 "이시카와와는 서로 일면식이 있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격 사건 이후 그는 총기를 지닌 채 도보로 도주했으며, 그 이후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마에타니는 163cm의 작고 뚱뚱한 체격으로 사건 당시 빨간색 점퍼와 베이지색 바지를 착용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일본 언론은 용의자가 이른바 '야쿠자'로 알려진 지정 폭력단 간부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공안위원회는 폭력단 중에서도 그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되는 단체를 '지정 폭력단'으로 분류한다. 지정 폭력단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위압적 행동으로 자금을 얻고 있는 경우 ▲범죄경력이 있는 구성원이 일정 비율 이상 있는 경우 ▲조직이 1차 단체나 조장 아래 계층적으로 구성된 경우다.

마에타니가 속한 지정 폭력단 '이케다구미'는 오카야마현을 기반으로 한 조직으로, 2016년과 2020년에도 조직원 습격 등을 이유로 총격을 자행해왔다. 일각에서는 마에타니가 이케다구미의 산하단체 '공룡회(功龍會)'의 수장이며, 살해당한 남성은 이케다구미의 라이벌인 '야마구치구미'로 이적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총격이 조직을 배신한 것에 대한 복수라는 것이다.

일본 온라인 매체 히가시스포웹은 “이케다구미는 원래 야마구치구미 소속이었다가 이탈을 선언했고, 이후 두 조직은 서로의 조직원을 노린 범죄를 저지르는 등 격렬하게 항쟁을 벌여 왔다”며 “최근 갈등이 잠잠해진 상황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항쟁이 재연될 우려가 있어 경찰도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아직 공식적으로 두 사람과 폭력단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두 사람 간 개인적인 갈등이 있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만 밝힌 상태다. 경찰은 200명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마에타니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