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안타 사나이' 서건창, 16년 만에 고향 컴백

양형석 2024. 1. 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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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5일 총액 1억2000만원에 KIA와 계약, 고향팀에서 새 출발

[양형석 기자]

고교 졸업 후 서울팀에서만 뛰었던 서건창이 올해는 고향에서 활약한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작년까지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과 총액 1억2000만원(연봉5000만+옵션7000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IA의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 선수가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영입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어서 "김선빈 선수와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며 고향팀에서 부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KIA의 연고학교인 광주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은 2008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LG를 거치며 통산 1256경기에 출전해 타율 .297 1365안타39홈런491타점813득점229도루를 기록한 바 있다. 2012년 신인왕과 2014년 정규리그 MVP,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201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최근 3년 사이에 빠른 추락을 경험했던 서건창은 고향팀인 KIA에서 부활할 수 있을까.

KBO리그 유일 단일 시즌 200안타의 주인공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KBO리그에는 정구선과 김성래, 강기웅(이상 3회), 박정태(5회)로 이어지는 확실한 2루수 계보가 있었다. 하지만 2000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2루수는 안치홍(한화 이글스, 2017~2018년)과 박민우(NC 다이노스, 2019~2020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2022~2023년) 밖에 없다. 심지어 역대 최고의 2루수로 불리는 '악마의 2루수' 정근우마저 골든글러브 수상은 3번에 불과(?)했다.

서건창은 이토록 경쟁이 치열했던 2루수 포지션에서 2012년부터 5년 동안 3번에 걸쳐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선수다. 서건창은 광주일고 시절이던 2007년 대통령배 대회 우승멤버로 활약했음에도 프로지명을 받지 못했다. 첫 번째 소속팀 LG에서도 1군에서 단 1경기만 소화한 후 방출됐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는 등 결코 쉽지 않은 선수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서건창은 힘든 여건에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고 2012년 히어로즈에서 만개했다.

2012 시즌을 앞두고 테스트 끝에 히어로즈에 입단한 서건창은 김민성의 부상을 틈 타 주전 2루수 겸 1번타자로 활약했다. 127경기에서 타율 .266 115안타1홈런40타점70득점39도루를 기록한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과 2루수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했다. 물론 2012년엔 홈런왕과 타점왕, 정규리그 MVP를 휩쓴 박병호(kt 위즈)에 가려 서건창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했지만 이는 2014년의 대폭발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서건창은 넥센 이적 후 3번째 시즌이었던 2014년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70 201안타7홈런67타점135득점48도루를 기록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 고지를 점령했다(이는 2023년까지도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최다안타와 득점 1위에 오른 서건창은 한 시즌 역대 최다 3루타(17개) 기록까지 세우면서 정규리그 MVP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휩쓸며 최전성기를 보냈다.

서건창은 많은 기대를 모았던 2015 시즌 초반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85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2016년 140경기를 소화한 서건창은 타율 .325 182안타7홈런63타점111득점으로 커리어 세 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2017년에도 타율 .332 179안타6홈런76타점87득점의 성적으로 리그 정상급 2루수의 자리를 지켰다. 2018년 종아리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친 서건창은 2019년에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KIA에서 대타 및 백업 2루수 역할 기대

서건창이 리그 최고의 2루수로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을 때 LG는 2010년대 들어 확실한 주전 2루수를 구하지 못해 고전했다. 특히 박경수(kt)가 팀을 떠난 후에는 손주인(삼성 수비코치), 정주현(LG 잔류군 내야수비코치) 등이 2루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LG구단과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렇게 2루수 문제로 고민하던 LG는 2021년 7월 키움에 선발투수 정찬헌을 내주고 서건창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서건창은 LG 유니폼을 입자마자 곧바로 주전 2루수로 활약했지만 68경기에서 타율 .247 2홈런24타점33득점에 그치면서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서건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LG는 2022년 2루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 리오 루이즈와 로벨 가르시아를 차례로 영입했다. 서건창은 두 외국인 선수가 크게 부진했음에도 2022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224 2홈런18타점39득점으로 부진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LG는 작년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서 서건창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염경엽 감독을 영입했고 서건창 역시 부활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작년 시즌 LG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선수는 서건창이 아닌 오랜 무명생활을 끝내고 주전으로 도약한 신민재였다. 결국 서건창은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 대상자에 이름이 올랐음에도 신청하지 않았고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후 15일 고향팀인 KIA로 이적했다.

사실 올 시즌 내야 구성에서는 서건창이 들어갈 자리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2루에는 지난 4일 3년 총액30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프랜차이즈 스타 김선빈이 있고 유격수에는 작년 시즌을 통해 '3할 유격수'로 거듭난 박찬호가 있다. KIA의 차세대 슈퍼스타 김도영의 자리인 핫코너 역시 방출선수가 넘보기 힘든 자리다. 무엇보다 서건창은 1군 무대에서 한 번도 2루수 이외의 포지션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올 시즌 KIA가 기대하는 서건창의 역할은 2022~23년의 고종욱과 비슷할 것이다. SSG랜더스에서 방출돼 KIA 유니폼을 입은 고종욱은 2022년 62경기 타율 .283, 작년 114경기 타율 .296를 기록하며 대타 및 백업 외야수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줬고 2년 총액5억 원의 FA계약을 맺었다. 서건창 역시 올 시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코칭스태프와 팬들의 신뢰를 얻으며 팀 내 역할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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