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설 연휴 전 '사과·배·소·돼지고기' 등 역대 최대 물량 푼다…"작년보다 가격 낮출 것"

세종=주상돈 2024. 1.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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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
설 2주 전에 물량 집중 공급
계란 가격 상승시 추가 할인 지원키로

정부가 설 연휴 전 사과와 배, 소·돼지고기 등을 역대 최대 규모로 공급해 성 성수품 소비자가격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탓에 계란 가격이 오를 경우 추가 납품단가 인하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설 성수품의 수급은 기상재해 등으로 생산이 감소한 과일류를 제외하고 대체로 안정적인 상황이나, 향후 한파 발생 및 고병원성 AI 확산 등에 따라 채소류와 계란 등의 수급 변동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설 성수품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우선 정부 비축 및 농협 계약재배 물량 확보 및 도축장 주말 정상 운영 등을 통해 1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9만4000t 공급한다. 이는 평시 대비 1.6배 수준이다. 또 농축산물 할인지원 규모(590억원)를 전년 대비 2.2배 늘려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는 한편 알뜰 소비 정보 제공과 부정유통 단속 등 생산자·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농식품부는 설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설 3주 전인 오는 19일부터 정부 비축,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10개 성수품의 공급을 평시 대비 1.6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특히 선물세트 등 수요가 집중되는 설 전 2주 차에 전체 공급량의 44.6%(8만6000t)를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설 전 1주 차에 29.4%(5만7000t), 설 전 3주 차에 25.9%(5만t) 순으로 공급량을 배분해 수급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무는 현재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지만 향후 한파 등에 따라 수급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우선 공급하고 수급 상황에 따라 정부 비축 및 출하조절시설 등 설 명절 가용물량 4만5000t을 탄력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사과·배는 지난해 기상재해 등으로 생산량이 많이 감소한 상황으로 설 성수기 수급 안정을 위해 계약재배 및 전국 농협 물량 등 총 7만4000t(사과 3만8000t·배 3만6000t)을 집중적으로 출하하고 비정형과 및 소형과의 시장 출하를 유도해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가격을 직접적으로 낮추기 위해 제수용 사과 ·배(3입 팩)에 대한 산지의 대형마트 공급가격을 1000원 인하(사과 500t 50만팩·배 900t 40만팩)를 지원하고 정부 할인지원(30%)과 연계해 유통업체의 자체 할인율 확대(20~40%)를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과·배에 대한 선물세트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유통업체를 통한 만감류와 포도, 견과류 등 혼합세트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농협을 통해 사과·배 선물세트를 소포장화하고 실속 선물세트 10만개를 준비해 시중가 대비 15~2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소·돼지고기는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설 대책기간 수요 증가에 대비해 도축장을 주말에도 정상 운영하고 농협 계통출하 물량을 활용해 평시 대비 공급량을 각각 1.8배, 1.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또 한우·한돈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행사를 실시하는 한편, 농·축협 등에서 10만원 이하 실속형 한우 선물세트 공급을 전년보다 2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닭고기는 고병원성 AI 발생에도 생산성 회복 등으로 공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속적인 공급 안정을 위해 육계 계열화 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자금(241억원)을 지원한다. 이달부터는 종계 사용기간을 64주령에서 무제한으로 연장 시행하고 있다. 또 고병원성 AI 발생 등에 따른 수급 불안에 대비해 16일부터 할당관세 물량 3만t도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달걀이 판매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계란은 일일 공급량은 4500만개 수준으로 많은 편이지만 고병원성 AI 확산에 따라 수급 불안정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설 성수기 수급 안정을 위해 공급물량을 900t에서 1500t으로 확대하고 정부 할인지원(30%)과 함께 30구당 500원 납품단가 인하를 지원해 소비자가격을 직접 낮출 계획이다. 특히 AI 확산 시에는 30구당 500원을 추가 지원한다. 또 고병원성 AI 확산에 대비해 산란계 생산기간을 83주령에서 90주령까지 연장하고, 부화장 및 육성장을 통해 14주령 병아리를 육성·비축해 살처분 농가 및 추가 입식 농가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생산 계란의 가공품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4일부터 계란 가공품 5000t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도입하고 있으며, 11일부터 미국산 계란 112만개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농축산물 수요가 집중되는 설 명절을 맞아 국민의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설 3주 전(1월19일)부터 설 연휴 전(2월8일)까지 '수급안정 대책반'을 가동해 품목별 공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설 명절 기간 먹거리 전반의 수급 안정을 위해 생산자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및 가공식품·외식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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