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손 잡은 서건창의 다짐 "말보다는 야구장에서 보여주겠다" [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1. 1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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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모두 경험했던 베테랑 내야수가 부활을 꿈꾸고 있다. 서건창이 고향팀 KIA 타이거즈에서 2024시즌을 맞이한다.

KIA 구단은 15일 "서건창과 총액 1억 2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의 발표에 따르면, 서건창의 세부 계약 내용은 연봉 5000만원과 옵션 7000만원이다.

2008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서건창은 방출 및 군복무 이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계약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12년부터 활약했고, 내야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특히 서건창은 2014년 128경기 543타수 201안타 타율 0.370 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5를 기록,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건창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지난 2020년이었다. 성적에서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듬해 7월 27일에는 키움이 LG와 1:1 트레이드를 단행, 서건창과 '광주일고 동기' 투수 정찬헌이 팀을 맞바꿨다. 키움은 당장 선발진을 보강해야 했고, LG는 2루 자원을 원했다. 그러면서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적과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서건창은 반등에 실패했고, 데뷔 첫 FA(자유계약) 자격 취득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77경기 219타수 49안타 타율 0.224 2홈런 18타점 OPS 0.605, 44경기 110타수 22안타 타율 0.200 12타점 OPS 0.542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서건창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LG에 방출을 요청했다.

해를 넘길 때까지 행선지를 찾지 못하던 서건창은 고향팀 KIA와 연락을 주고받게 됐고, 15일 도장을 찍었다. KIA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이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며 "김선빈 선수와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며 고향팀에서 부활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최근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서건창은 '레전드'의 길을 걸어오지 않았나. 그런 노하우를 젊은 선수들에게 나눠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경기에 나서려면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느 만큼 그런 쪽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워낙 인품이 좋은 선수라 선한 영향력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서건창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날 엑스포츠뉴스와 연락이 닿은 서건창은 "좋은 팀에 오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불러주신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팀의 일원이 됐다는 것에 매우 기쁘고, 팀이 필요한 부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KIA에 입단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근 들어 KIA와 (계약과 관련해) 연락을 주고 받았다. 심재학 단장님께서는 특별한 말씀보다 그냥 잘해보라고 격려해주셨고, 나는 단장님께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새 팀에 적응하는 건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과거 키움에서 함께했던 지도자, 혹은 선수가 서건창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서건창은 "이전 팀에서 함께했던 코치님들도 계시고,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분들도 계시다.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건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내가 좀 더 물어보고, 또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정동초-충장중-광주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에게 광주는 그리 낯설지 않은 곳이다. 서건창은 "외부에 있을 때부터 KIA가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 또 신인 때부터 시작해서 광주라는 곳에 대해 올 때마다 편하고 익숙했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항상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며 "KIA팬분들이 워낙 열정적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방출 이후 새 팀을 찾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면서 서건창은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기다리는 입장이었고, 안 됐던 부분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올겨울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2024시즌이 기대되는 시즌"이라고 얘기했다.

최근까지도 계속 개인 운동을 하고 있었던 서건창은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효율'이다. 서건창은 "예전에는 무조건 너무 많이 하려는 욕심이 강했는데, 요즘에는 좀 더 효율적으로 잘 움직이는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캠프까지 시간이 아직 남았기 때문에 (해왔던 것들을) 좀 더 꾸준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건창은 "아무래도 최근에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마음가짐이 달라지거나 특별한 건 없다.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준비한 걸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몸을 잘 만들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께서 원하시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캐치해서 100%에 가깝게 수행해야 하지 않을까. 감독님, 코치님 의중을 잘 파악하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KIA 내야진에는 김도영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올해 들어 FA 계약을 마친 김선빈과 더불어 내야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던 KIA다.

서건창은 "나도 선배들을 보면서 좋은 걸 배우고, 또 그렇게 성장했기 때문에 후배들이 어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함께 얘기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 아무래도 경험이 좀 더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같이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먼저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행동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후배들도 나도 좋지 않을까 싶다"고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2024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일단 주전 자리가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것이 서건창의 목표다.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 그 이후에 따라오는 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절실함으로 무장한 서건창은 결과로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한다. 그는 "KIA팬분들의 응원과 사랑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열정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말보다는 야구장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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