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 1도움 황인범, 침투+스루패스+빌드업 바쁘다 바빠… 중원 파트너 조합은 고민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인범은 한국의 아시안컵 첫골을 넣고, 쐐기골 도움까지 기록하면서 공격포인트 2개를 올렸다. 중원에서 중책을 맡고있을 뿐 아니라 전방까지 수시로 올라가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황인범의 비중이다.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을 치른 한국이 바레인에 3-1로 승리했다. 황인범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38분 대회 첫 골이 황인범에게서 터졌다. 미드필더 황인범이 문전까지 침투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득점이었다. 김민재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문전으로 공을 꺾어줬는데, 이 공이 조규성과 손흥민을 모두 지나쳐 수비 발 맞고 흘렀다. 황인범이 미드필더 공격 가담의 정석인 '한 박자 늦게 파포스트로 침투'를 정확히 수행했기 때문에 공이 오는 곳에 존재했고, 왼발로 밀어 넣었다.

후반 23분 이강인의 쐐기골 상황에서도 황인범이 눈에 띄었다. 손흥민이 압박해 공을 빼앗아 냈고, 황인범이 어느새 상대 진영 가장 앞선 곳까지 올라가 패스를 받았다. 황인범은 반대쪽에서 침투하는 이강인을 발견하고 재빨리 대각선 스루패스를 줬다. 그리고 이강인이 한 명을 돌파하며 마무리했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황인범이 짊어진 짐은 무거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고수하는데, 좌우 측면의 선수들은 최근 트렌드처럼 중앙으로 좁혀서 움직이지 않고 사이드라인에 붙어서 공을 받는 경우가 잦다. 이날은 황희찬의 부상으로 이재성이 출장하면서 공격수보다 미드필더 성향인 선수가 그나마 한 명 늘었지만 역시 전술 콘셉트 때문에 중원 싸움에 힘을 많이 실어주진 않았다.

오히려 황인범이 측면을 지원하러 자주 이동해야 했다. 특히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공을 잡았을 때 황인범이 가까이 붙어 공을 주고받고, 때로는 황인범이 직접 측면 침투까지 하는 건 한국이 자주 보여주는 패턴이다.

중원 장악, 빌드업 패스 연결 등 미드필더의 기본 업무부터 측면 지원도 나가고, 문전으로 파고들어 득점까지 노려야 하는 황인범은 유독 바쁜 선수였다.

황인범의 경기력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믿음직하다. 다만 파트너 조합은 아직도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듯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 이후 주전으로 뛰어 온 박용우가 킥오프 9분 만에 발바닥과 무릎을 상대 쪽으로 들어 올리는 수비 때문에 경고를 받았다. 이후 경고의 부담감이 겹치면서, 후반 37분 박진섭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대표팀은 박용우가 아닐 경우 박진섭이나 이순민을 기용하는 카드를 제대로 실험한 적이 없다. 비교적 부담이 덜한 조별리그 경기들을 통해 최상의 조합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