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 용퇴…차기 DGB금융 회장 하마평 ‘무성’
유력 후보 5인 압축…내부출신 3인·외부출신 2인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차기 DGB금융그룹 회장 하마평이 무성하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약 10명이 넘는 인물들이 오르내렸지만 올해들어 5인으로 유력 후보군들이 좁혀지는 모양새다.
15일 DGB금융에 따르면 김태오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용퇴 의사를 밝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무죄를 받을 경우 3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특히 그룹 최대 실적을 김 회장 체제에서 이끌어냈고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꾸준한 경영 연속성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CEO 선임과 관련한 연령 제한에 저촉된다는 점이 끝내 김 회장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내규에 회장 연령을 만 67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김 회장은 1954년생으로 만 69세다. 이에 대한 내규를 바꿀 수 있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 CEO들의 ‘셀프 연임’에 대한 거부감을 꾸준히 내비치면서 결국 연임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 회추위는 지난해 9월25일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김태오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그간 DGB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외부 출신을 합쳐 약 10명의 후보군들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최근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DGB금융 회장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추위를 전달하면서 후보군이 압축됐다. 현재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행장, 김경룡 전 회장 직무대행 등 내부출신 3인과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외부출신 2인 총 5명이 언급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대구은행을 이끌고 있는 황 행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황 행장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대구은행 입행 후 DGB경영컨설팅센터장, DGB금융 비서실장,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소장 등을 거친 ‘경제·경영 전문가’다. 여기에 황 행장은 대구은행을 이끌면서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작업을 함께 거쳐왔던 만큼 DGB금융의 중요 사업들을 문제 없이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임성훈 전 행장도 유력 후보로 언급된다. 대구중앙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은행 삼익뉴타운지점장, 황금동지점장, 마케팅부 추진부장, 포항영업부장, 경산영업부장을 거쳐 지난 2020년 대구은행장으로 선임돼 지난해까지 대구은행을 이끌었다. 특히 ‘IM뱅크’를 중심으로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면서 대구은행의 디지털 전환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외부출신으로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김도진 전 기업은행이 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DGB금융 회장 최종 후보에 올라 김태오 회장과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금융권의 신임 회장들이 내부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외부출신 후보들의 무게감이 옅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외부 경쟁자가) 현 행장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들러리를 서는 형태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하면서 외부출신 후보들에 대한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DGB금융 회추위는 내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후보를 추천한다는 방침이다. 롱리스트(1차 후보군)는 1월 3주차 즈음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 내달 초중순 숏리스트(2차 후보군)를 선정하고 내달 말 최종 후보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내정자는 이사회를 거쳐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이어받게 된다.
DGB금융 회추위 관계자는 “회추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차기 회장을 선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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