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뒤 도착" 콜택시처럼 부르면 오는 똑버스…169만명이 탔다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특례시 광교신도시에 있는 수원법원종합청사 앞 버스정류장. 경기도 통합교통플랫폼인 ‘똑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 목적지인 ‘광교 카페거리’을 입력하고 설정 버튼을 눌렀다. 2분 뒤 “곧 버스가 도착한다”는 알림 메시지와 함께 하얀색 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도 똑버스(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다.
수원법원종합청사에서 목적지인 광교 카페거리는 2㎞ 이상 떨어져 있다. 일반 버스로 이동하면 버스를 기다리고 정류장마다 정차하기 때문에 최소 15분~2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똑버스는 호출부터 목적지까지 8분 만에 도착했다. 요금은 일반 버스 비용과 동일한 1450원(성인 기준)으로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수도권 통합환승할인도 적용된다. 승객 김지원(24)씨는 “버스 요금으로 택시처럼 원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11개 시에서 136대 운행…168만8000명 이용
경기도형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Demand Responsive Transport)인 똑버스가 화제다. 똑버스는 교통 취약 지역에서 고정된 노선과 운행계획표 없이 승객 호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맞춤형 교통시스템. ‘똑타’ 앱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운행 중인 똑버스 차량을 기준으로 노선과 승차 지점, 승하차 시간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같은 시간대 경로가 유사한 다른 승객이 예약하면 자동으로 우회 노선을 생성해 합승하는 식으로 운행된다.
2021년 12월 파주 운정·교하지구에서 처음 시범 운행한 이후 현재 안산·수원·평택·고양·김포·화성·양주·하남·안성·이천 등 11개 시에서 136대가 달리고 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오전 6~7시에서 오후 10시~12시까지 운행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168만8000명이 이용했다.

똑버스가 운행하는 지역은 수원 광교나 화성 동탄, 하남 위례, 평택 고덕, 파주 운정 등 상당수가 신도시다. 신도시는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가 급증했지만, 대중교통수단은 부족해 교통취약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광교신도시는 신분당선 전철역과 광역버스 등이 운행하지만, 마을버스나 일반 버스 노선은 부족해 똑버스가 환승 보조수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시는 지난해 6월부터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을 줄이기 위해 고촌읍과 풍무동에 똑버스를 투입한 상태다.
안산 대부도와 이천 장호원읍·율면일대, 안성 공도읍·양성면·일죽면 등 농어촌지역도 운행한다. 이천시 관계자는 “농어촌지역은 버스는 물론 택시를 잡는데도 30~40분 정도 걸려서 주민들의 불만이 컸는데 똑버스 도입 이후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
‘중심지는 2분, 외곽은 30~40분’ 대기 시간 차이에 불만도
문제는 들쑥날쑥한 호출 대기 시간이다. 똑버스 운행 빈도가 높은 중심가의 경우 호출 후 10분 이내에 도착하지만, 외곽으로 가면 호출 대기시간이 30~40분 이상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호출 1분 이후에 취소하면 탑승 요금의 5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모씨(36·수원시)는 “광교 외곽에선 똑버스 도착까지 4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며 “교통난 해소라는 도입 취지에 맞게 호출 대기 시간을 일정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은 사용이 어려운 것도 단점이다. 일부 지자체는 택시업체와의 마찰로 도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경기교통공사 관계자는 “어르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콜센터를 구축하는 중”이라며 “똑버스 도입·증편을 요구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어서 올해 말까지 16개 시·군에 125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민영 "다 지겹다"…전 연인 강종현 돈 2.5억 수수설에 한 말 | 중앙일보
- 한동훈 “그날 지우고 싶다” 2006년 9~10월 무슨 일이 ⑦ | 중앙일보
- '집단 성폭행' 최종훈 "보여드리겠다"…5년 만에 복귀 움직임 | 중앙일보
- 몇 입만 먹어도 뱃속서 부푼다, 특전사들이 먹는 ‘벽돌’ 정체 | 중앙일보
- '국평' 84㎡ 분양가가 44억…강남 뺨친 청약 최고가 '이 동네' | 중앙일보
- 예술적 유방암 수술, 정승필…그는 ‘공감요정’이라 불린다 [닥터 후 시즌Ⅱ] | 중앙일보
- 22세 '현역' 美공군장교…사상 첫 '미스 아메리카' 왕관 썼다 | 중앙일보
- "나 결혼했던 곳서 부모 장례 치렀다"…예식장 276곳 폐업 [저출산이 뒤바꾼 대한민국] | 중앙일보
- [단독] 한동훈, 38개 공개석상서 '尹' 한 번도 언급 안 했다 | 중앙일보
- [단독] "뭇매 맞을 만"...내부서도 욕 먹는 '포스코 6억 이사회'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