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자 명예훼손’ 또 피소된 트럼프…“법정 발언 제한 말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년 전 성추행과 관련한 추가 명예훼손 민사 소송에서 피해자에 대한 전면전을 예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얼리나 하바가 전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정 발언을 제한하지 말라’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원에 출석해 증언할 경우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발언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오는 16일부터 열릴 이번 재판은 27년 전 성추행 피해자인 E. 진 캐럴(80)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에 대한 명예훼손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이다.
캐럴은 과거 1996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소했다. 배심원단은 지난해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500만 달러(약 65억원)의 배상을 명령하면서 캐럴의 손을 들어줬다.
캐럴은 이 재판과 별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1000만 달러(약 130억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추가 소송을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소한 이후 방송 인터뷰에서 캐럴을 ‘아주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규정한 뒤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은 모두 거짓이고 꾸며낸 이야기라고 캐럴에 대해 비난했다. 지난 6일 아이오와주에서도 캐럴에 대한 성추행은 꾸며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재판장인 루이스 캐플런 판사에 대해 “트럼프를 싫어하는 미친 인물”이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행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증언 기회를 얻는다면 원고나 법원에 대한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레베카 로이피 뉴욕대(NYU) 로스쿨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법정 싸움에서 승리하려는 전략이 아닌, 승리를 떠나 대중을 상대로 하는 홍보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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