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자 사는 50대 위험 신호, 시급한 고독사 예방책

2024. 1. 1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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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공무원이 고독사 방지를 위한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하고 있다. 전력사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다가 이상 상황을 감지하면 안전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사진 용산구]


60~70대보다 50대 남성에게서 고독사 더 많아


고위험군 관리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해야


지난해 5월 경기도 용인시의 공공임대주택에서 혼자 살던 50대 지체장애인이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현장에는 현금 260만원과 함께 “장례비로 써 달라”는 유서가 남아 있었다. 지방자치단체 담당자가 주기적으로 찾아가거나 전화를 해왔지만 응답이 없어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아무도 모르게 홀로 죽음을 맞는 고독사는 2021년 기준으로 3378명에 이른다.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8.8%씩 증가하는 추세다. 사망자 수도 문제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흔히 고독사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문제라고 간주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최근 발표한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이란 제목의 논문에서도 이런 사실이 확인된다. 이 논문은 50대 남성과 음주라는 요인에 특별히 주목했다. 논문에 따르면 고독사는 60~70대 노인보다는 50대 중장년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배우자와의 이혼이나 별거로 가족관계가 끊긴 사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단절된 고위험군에 대해 사회적 유대와 지원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알코올 관련 장애의 예방과 치료가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논문에서 고독사의 원인을 따져봤더니 간경변증 같은 알코올 관련 질환이 적지 않았다. 사망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세 명 중 두 명꼴(63%)로 음주운전 단속에서 면허정지 기준인 0.03% 이상이었다. 평균적으로는 0.074%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만큼 사고력과 판단력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고독사를 맞은 이들이 생전에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유가 음주로 인한 알코올 관련 장애에 있을 가능성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약물 중독으로 고독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약물의 처방과 관리도 중요하다.

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주검으로 발견되는 것을 말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5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고독사 위험군을 약 153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들 중에는 특별한 연고가 없이 혼자 살거나, 자포자기에 빠져 가족과 연락을 끊은 경우가 적지 않다. 고독사를 줄이려면 이웃이나 지역사회가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과 함께 국가적으로 위험 신호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대로 고독사의 증가를 방치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안타까운 비극인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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