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조원 투자, 일자리 346만개…세계 최대 반도체 기지 만든다

나상현, 현일훈 2024. 1. 16. 00: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경기 남부 일대에 조성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정부가 총력 지원을 쏟아붓는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차지하며 11년 연속 수출 1위를 기록 중인 한국 반도체 산업의 초격차 기술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2047년까지 20년간 300만 개가 넘는 직간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세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다. 구체적으로 ① 인프라·투자환경 ② 생태계 ③ 초격차 기술 ④ 인재 등 4대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2나노(㎚) 이하 기반의 팹리스·파운드리 생태계가 집적된 최첨단 시스템반도체 허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글로벌 반도체 경쟁을 “전쟁”에 비유한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이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력 투입해야 성공할 수 있는 총력전”이라며 “과학기술 혁명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속도전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도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연구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에 조성되고 있다. 현재 19개 생산팹(fab·공장)과 2개 연구팹이 집적된 이곳에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한 16개 신규 팹(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을 신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초격차’ 민관 합작…“1조클럽·톱50 팹리스 10개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학교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에 삼성전자가 용인 남사에 신규 조성 중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에 360조원을, SK하이닉스는 용인 원삼 메모리반도체 클러스터에 122조원을 투자한다. 또 삼성전자는 고덕 반도체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을,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전체 민간 투자 가운데 500조원을 삼성전자가 책임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총 37개 팹을 갖춘 여의도 7배(2102만㎡) 면적의 클러스터에서 2030년 월 770만 장의 웨이퍼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면적과 생산량 모두 세계 최대 규모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내 팹 건설이 시작되면 팹에 들어가는 장비 생산과 원자재 제조업체 생산도 함께 늘면서 약 193만 명의 직접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주변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인프라 건설 확대 등으로 142만 명의 간접고용 창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외에도 팹 운영 전문 인력,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등까지 포함해 총 346만 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진 기자

정부는 속도전을 위해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 공급하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30% 이상 단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반도체 예산을 지난해 대비 2배가량 늘어난 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도 시동을 건다. 현재 30%에 불과한 공급망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4개뿐인 ‘1조 매출 소부장 기업’과 1개뿐인 ‘글로벌 톱50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은 각각 10개로 확대한다. 또 올해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된 현금지원 인센티브를 활용해 글로벌 톱10 장비 기업 R&D 센터도 유치할 계획이다.

판교·수원·평택 등 3대 미래 반도체 거점을 구축해 지역별 초격차 기술 R&D를 지원한다. 팹리스 기업이 밀집된 판교에선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고성능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실증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성균관대·경희대·아주대 등 반도체 관련 대학과 한국나노기술원 등이 소재한 수원은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난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발전시킨다. 평택엔 총 5000억원을 투자해 KAIST 평택캠퍼스를 2029년까지 설립하고,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와 소자 연구센터를 구축하는 등 차세대 반도체 R&D 허브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 학사급 실무 인재를 약 3만 명,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약 3700명 양성할 계획이다. 사이언스 카드 비자 기간을 최대 1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등 2027년까지 500명의 우수 해외 연구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세종=나상현·현일훈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