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와 합병 의지…대한항공, LCC에 50년 노하우 전수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들에 50년 항공 노하우를 전수한다. 양사 합병 시 대한항공의 기존 유럽 노선 일부를 넘겨받을 LCC에 노선 운영 방법과 화물기 정비 등 대외비 수준의 운영 노하우를 함께 넘기겠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합병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의 화물 부문을 매각하고 유럽 4개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을 양도하기로 약속하면서 EU의 합병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고 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로마 노선을 타사에 넘겨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시정 조치안을 EU에 제출했다.
4개 노선을 인수할 LCC는 티웨이항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슬롯뿐만 아니라 항공기와 인력도 티웨이항공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에 대한 운항 노하우가 없는 만큼 대한항공이 전폭적인 지원을 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역시 인수할 LCC에 화물기 운영 인력과 정비 인프라가 함께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416명의 화물 직종 직원이 근무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김포·인천국제공항에 대규모 정비 격납고도 운영하고 있다. 매각 예상가 5000억~7000억원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인수자로는 제주항공 등이 유력하다.
대한항공은 유럽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아낸다면 다음 달 중 일본에서, 6월 중 미국에서도 승인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일본의 승인 과정도 녹록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가 속한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의 파트너인 유나이티드항공(미국)과 ANA(일본) 항공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미국 노선을 공동 운항 중인 유나이티드항공의 반대가 거세다. 양사가 합병하면 노선 운항 수에서 대한항공이 속한 항공 동맹 ‘스카이팀’에 크게 밀린다는 이유다. 대한항공·아시아나의 미주 13개 노선 중 5개(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뉴욕·LA·시애틀)에서 독과점 논란이 일 수 있다. ANA도 아시아나와의 공동 운항이 사라지는 만큼 한·일 알짜 노선에서 슬롯을 더 요구할 수도 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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