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극초음속·회피기동…요격 힘든 3중장치 완성?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무력 충돌의 기정사실화” “남한 영토 완정” 등 말폭탄을 날렸던 북한이 연초 시험발사한 무기체계는 고체연료 탑재 극초음속 미사일이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오후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발사의 목적은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 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다단계)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신뢰성) 확증”이라고 설명했다.
요격미사일을 피하기 위해 중장거리 미사일의 활공과 회피 기동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난해 11월 지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고체연료 엔진을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간 북한은 2021년 9월 화성-8형의 첫 시험발사를 시작으로, 2022년 1월 5일과 11일까지 세 차례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중 고체연료를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엔 액체연료 또는 액체연료를 담은 용기를 필요에 따라 끼워넣어 사용하는 ‘앰플화’ 방식이었다.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가까운 시일 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북한은 탄도미사일이 발사 전에 파괴되지 않고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해 삼중 안전장치 마련에 집중해 왔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활공 및 요격 회피 기동, 고체연료 엔진 개발이 그것이다. 이번 시험발사는 이런 노력의 종합판인 셈이다.
우선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발사된 미사일의 속도는 음속의 10배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형 PAC-3 요격미사일의 속도가 마하 4~5가량이라는 점에서 이 미사일은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속도가 마하 8 정도인 사드(THAAD)로도 요격이 쉽지 않다.
북한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시험발사 당시 각각 120㎞의 ‘측면 기동’과 240㎞의 ‘선회 기동’을 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주장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요격을 피하기 위한 활공과 회피 기동을 계속 시도하고 있단 의미다.
나아가 고체연료 엔진은 액체연료와는 달리 발사 전 연료 주입이 필요하지 않아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 북한은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엔진을 단거리·중거리·장거리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극초음속 중거리미사일에까지 적용하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은 이날 극초음속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 등 제원과 구체적인 기동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지도 않았다. 아직은 최종 시험 단계는 아니라는 분석이 일단은 가능하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기술적 완성도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크렘린궁 “북과 전방위 협력”=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15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 고위급이 러시아를 찾은 건 처음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모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방러한 만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상진·이근평·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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