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北과 전방위 협력”…방러 최선희, 푸틴 만날 수도

김상진 2024. 1. 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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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대표단을 이끌고 15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북한 고위급이 러시아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19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평양에서 회담을 열고 양국 간 '2024-2025년 교류계획서'를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이날 러시아 측은 “북한과 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겠다”며 북·러 무기 커넥션 강화를 시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모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는 모든 수준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외무상이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방러한 만큼 푸틴 대통령과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 면담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방북했을 때도 김 위원장을 예방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해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새 시대 북·러 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 역시 최 외무상을 접견하고 양국 간 전략적 우호 관계를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의 협의 내용과 관련해 “(16일 예정된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유익하고 강도 높은 협상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러 간 군사협력을 한층 심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또 페스코프 대변인은 당시 정상회담에선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한 것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북이 조만간 이뤄지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3일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 참관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은 정상회담 직전부터 다량의 탄약과 포탄을 러시아로 보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까지 사용했다고 한·미의 군·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의 대가로 인공위성이나 핵 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 전수를 노리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세 차례 만에 북한이 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에 처음 성공한 데도 러시아의 조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또 러시아가 전차 등 재래식 전력을 현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무기 공급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극동 지역 개발을 위해 북한 노동자들을 대거 보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으로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 막혔던 외화벌이의 주요 수단을 되살리는 셈이라 ‘윈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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