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게임 음악 무단으로 사용하고 공연까지?”

메이플스토리 로스트아크 등 유명 RPG 게임 음원 사용
무단사용 논란 불거지자 영상 오디오 수정키도
전문가, “침해 이미 일어났기에 기수로 봐야”

신천지 신도들이 지난해 11월 수료식 가운을 입고 대구스타디움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국민일보 DB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 수료식에 게임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신천지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15일 논란이 된 공식 채널 영상의 오디오를 다른 음원으로 덮으며 영상을 수정하는 행보를 보였다. 현재 신천지 공식 채널 영상은 수정됐으나 당시 수료식 현장을 촬영한 여러 영상을 통해 신천지 공연에 게임 음원이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천지는 지난해 11월 대구 월드컵스타디움에서 열린 ‘12지파 시온 기독교선교센터 114기 10만 수료식’에서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배경음악을 활용해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게임 ‘로스트아크’의 주제곡을 일부 발췌해 ‘천명’이라는 제목을 새로 붙이고 음악에 맞춰 북을 치는 등 공연을 했다.

공연 영상엔 “12지파가 하나 되어 천국을 완성해 가는 천군의 정신을 북소리로 담아냈다” 등 설명을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이에 “가사 변경이나 편곡 하나 없이 그대로 가져다 썼네” “자기들이 만든 것처럼 해놓고 노래 설명에 제목까지 바꿔놨네” 등 반응이다.

신천지는 이외에도 해당 영상 섬네일에 ‘108,084명의 이유있는 선택!’ 등 슬로건을 내세우고 신천지 홈페이지 배너에도 영상 링크를 게재했다.

신천지 홈페이지 캡처

저작권 전문가는 해당 사례가 저작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견이다.

이규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저작자 및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것은 성명표시권 침해에 해당하며 노래의 제목과 설명을 바꿔가며 노래를 왜곡시킨 경우는 동일성유지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영상의 소리를 뒤늦게 다른 음악으로 덮어씌웠더라도 이미 침해가 일어났기에 기수 단계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공연이) 홍보 및 영리 목적이라고 판단될 땐 29조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에도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법 제29조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공연하기 위해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것’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삼자로부터 반대급부를 받지 않을 것’ ‘실연자에게 통상의 보수가 지급되지 아니할 것’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홈페이지에 명시돼있는 저작권 문구. 스마일게이트 홈페이지 캡처

음원의 저작권을 소유한 게임사 홈페이지를 확인해봤다. 게임 ‘로스트아크’ OST 음원의 저작권자인 스마일게이트 홈페이지에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음원에 한해 비영리적인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복사 배포 재창작 등 사용 시엔 저작자를 표기해야 한다”고 명시돼있었다.

신천지가 공연에 사용한 로스트아크 ‘늑대의 노래’ 곡은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은 음원이다. 신천지 측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문의했으나 관계자는 ‘확인해보고 연락해주겠다’라고만 할 뿐 더 이상의 답변은 없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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