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손 맞잡은 순간 KIA는 알았다, "마지막 아닙니까, 우승하고 싶습니다"
윤승재 2024. 1. 15. 18:10
“너 운동 많이 했구나?”(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
“저한텐 마지막 아닙니까.”(서건창)
입단 계약이 결정된 후 심재학 KIA 타이거즈 단장이 서건창의 손을 잡았다. 묵직하고 거칠었다. 심 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시즌 선수의 손이 아니었다. 정말 열심히 스윙하고 준비한 손이었다”라고 전했다.
KIA 타이거즈는 15일 서건창과 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 등 총액 1억2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연봉 2억원을 받고 뛰었던 서건창은 베테랑에게 최저 연봉이나 다름 없는 5000만원에 계약을 맺고 고향 팀에서 뛰게 됐다.
KIA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이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고 영입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어서 “김선빈과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며, 고향 팀에서 부활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광주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나온 서건창은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 히어로즈와 LG를 거쳐 총 13시즌 동안 1256경기에 출전, 1365안타, 타율 0.297, 491타점, 813득점, 229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2014시즌에는 KBO리그 최초로 200안타 고지(201개)를 밟으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 대기록을 작성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이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2019년 타율 3할을 맞춘 서건창은 2020년 타율 0.277로 다소 주춤했다. 2021년엔 투수 정찬헌과 트레이드 돼 친정팀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부활하지 못했다. 경기에 결장하는 일이 잦았고 2군에 머무르는 일이 많았다. 결국 2023시즌 후 LG에서 방출, 새 팀을 물색하던 중 고향 팀 KIA가 손을 내밀었다.
절치부심의 의지가 강하다. 심재학 KIA 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건창이 광주에 내려와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었다. 몸이 좋다는 의견을 듣고 내부 회의에 들어갔고, 서건창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계약 후 심 단장과 만난 서건창은 “이 팀에서 우승하고 싶다”라면서 부활 의지를 강하게 다졌다는 후문이다.
커리어 내내 주로 2루수를 본 서건창은 팀내 주전 김선빈과 포지션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지난 4일 자유계약선수(FA)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에 잔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심재학 단장은 “김선빈이라는 주전 2루수가 있지만 쉴 타이밍에 누군가를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서건창이 그 역할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심 단장은 최저연봉으로 서건창과 계약하는 대신, 옵션 7000만원을 걸어 그의 부활을 기대했다. 심재학 단장은 “서건창이 옵션 금액을 다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의 말대로 잘해서 우승하면 윈-윈 아닌가. 베스트 시나리오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심 단장은 “이제 200안타 타이틀을 버리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코치진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경쟁해야 한다. 잘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서건창의 부활을 응원했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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