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3명 음주 상태…50대 남성 가장 많은 ‘고독사’

(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독사 중 50대 남성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영 부산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게재한 논문 ‘법의부검 자료를 통한 대한민국 고독사에 관한 고찰’에 따르면 128건의 고독사 중 50대 남성이 44명으로 전체의 약 35.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60대 남성이 27명으로 21.1%, 2위로 집계됐다.

202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독사는 총 1만5066건 발생했고, 연평균 8.8%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고독사 기준은 복지부의 실태조사 기간을 고려해 목격자 없이 사망한 경우와 사망 뒤 3일 이상 지나서 발견한 경우로 정해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한 664건의 부검 사례 중 해당 기준에 부합한 경우는 128건이었다.

남성이 108명, 여성이 20명을 차지해 남성이 5배가량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50대가 51명(39.8%), 60대 30명(23.4%), 40대 28명(21.9%), 20~30대 8건(6.3%)이었다. 사망 후 발견 기간은 평균 26.6일이며 대부분 1주일에서 1개월 사이에 변색과 팽창되는 부패 단계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8건 중 절반가량인 65건이 건물관리인 혹은 임대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 경우 평균 29.7일이 걸렸다. 가족이 발견하기까지는 17.6일, 복지 담당 공무원은 평균 12.3일가량이 소요됐다.

생전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유가 알코올 관련 문제로 파악된 사례는 총 43명으로 이 중 10명이 부검을 통해 사인이 파악됐다. 이들은 간경변 등 알코올 관련 질환이나 급성알코올중독, 만성알코올중독 등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독사 사망자에게서 검출된 평균 알코올 농도는 0.074%였다. 현행법상 음주운전 기준으로 정해진 혈중 알코올 농도 0.03%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80명(63%)으로 이들의 평균 농도는 0.109%였다.

나 교수는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고독사 중 절반은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며 “고독사와 알코올 장애에 대한 상호 유기적·사회적 대책이 필요하고, 약물 처방의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