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승인 전후 10% 넘는 하락세
암호화폐의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개시 후 반짝 상승했다가 나흘째 내리고 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이날 오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1.9% 하락해 4만2239달러(약 5582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개시된 뒤 한때 4만9000달러를 넘었지만 최근 나흘 연속 하락 중이다. 최고가와 대비해 10% 넘게 하락한 것이다.
이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중립' 단계에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른 크립토 탐욕·공포 지수는 전일보다 8포인트 내린 52포인트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가상자산 투심을 0부터 100까지 점수로 환산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투심이 악화된 '공포'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가상자산 투자 수요가 높은 '탐욕' 상태를 의미한다.
온라인 트레이딩 회사 IG 호주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차트 패턴을 통한 신호를 기반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3만8000~4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현물 비트코인 ETF가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거래 후 이틀간 현물 비트코인 ETF에 8억1900만달러(약 1조823억원)가 순유입됐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아이쉐어 비트코인 트러스와 피델리티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의 순유입 규모가 각각 5억달러와 4억2200만달러였다.
260억달러 규모의 투자신탁상품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는 지난주 ETF 전환 이후 5억79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GBTC는 전환 이전 비트코인에 비해 할인돼 거래됐는데, 최근 들어 할인율이 거의 사라졌다. 투기 세력이 이 틈을 타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 최근 비트코인 약세의 배경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전문가 노엘 애커슨은 "ETF로 향후 몇 주간 투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면서 "이는 투기적 포지션이 풀리는 데 따른 추가적인 자금 유출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월가에서 '미스터 원더풀'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는 현물 비트코인 ETF보다 현물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는 비트코인이 2030년까지 15만~25만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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