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미군에 순항미사일 발사…이란·헤즈볼라는 美 비난 가세
친(親)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 반군이 이틀 연속 미·영국군의 공습을 받은 후 14일(현지시간) 미군에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과 레바논의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는 미국을 비난하며 후티 편들기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날 오후 4시 45분께 홍해 남부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 구축함 라분호를 향해 후티 반군의 대함 순항 미사일 한 발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미사일은 예멘 서부 호데이다 해안 부근에서 미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고, 현재까지 보고된 피해나 부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2~13일 미·영국군은 예멘 내 후티 반군 근거지 수십곳을 폭격했고, 이후 후티 반군 측이 미군을 직접 공격한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예멘 후티 반군의 모하메드 압둘살람 대변인은 "미국이 예멘 영공과 해안 지역에 항공기를 비행시켜 국가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 발언과 후티 반군이 미군함에 순항 미사일 공격이 연관돼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부터 홍해 항로를 지키기 위한 미국의 무력 대응을 잇달아 비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후티 반군의 최고정치위원회(SPC) 수장인 마흐디 알마샤트 의장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예멘 공습을 비난하며 "미국의 이번 조치는 공격적이고 반인권적인 미국의 본성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도 이날 자체 방송인 알마나르 TV를 통해 "미국의 공격으로 홍해가 미사일·드론(무인기)·전함 등이 동원된 전쟁
의 무대로 변해 모든 선박의 안전을 해칠 것"라고 주장했다. 나스랄라는 "미국은 홍해의 상황과 이라크·레바논 등에서 벌어지는 일들 모두가 가자지구 전쟁 종식에 달려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싣고 홍해를 거쳐 수에즈 운하로 운항할 예정이었던 최소 4척의 선박이 지난 13~14일 오만 해안 등에서 발이 묶였다고 로이터가 15일 전했다. 최근 후티가 홍해에서 상선을 위협·공격하면서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보안 자문을 받기 위해 잠시 멈춘 것"이라면서 "홍해가 계속 안전하지 않다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노선으로 LNG를 운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LNG 생산은 계속한다고 덧붙였다.
카타르에너지가 홍해 운항을 일시 중단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한 유럽 국가로의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는 미국·호주와 함께 세계 3대 LNG 수출국이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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