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美대선 첫 경선 아이오와 코커스…승리자 열 중 여섯 대선 직행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첫 경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15일 오후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16일 오전 10시)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열린다. 2024년 미 대선 레이스의 개막을 알리는 출발이다.
아이오와주에 할당된 대의원 수는 공화당 전체 2469명 중 40명(1.6%)에 불과하고 주 인구도 약 319만 명(2021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1%가 약간 안 되는 수준이다. 또 백인이 약 90%를 차지해 미 유권자 구성을 온전하게 대표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4년마다 벌어지는 미 대선 레이스의 첫 테이프를 끊어 민심의 풍향계이자 바로미터로서 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의 첫 승리는 기선 제압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여기에서 1위를 차지하면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 표심 공략에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아이오와 1위→대선 후보, 민주 8 공화 5
아이오와 코커스가 미 대통령 예비선거의 처음을 장식하는 전통이 제도화된 1972년 이래 민주당은 13차례의 대선 경선에서 이 지역 1위 후보가 대선 후보로 직행한 이가 8명 있었다. 그중 3번은 대선 본선에서 최종 당선됐다. 공화당은 9차례(별도 예비경선 없이 현직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선출했던 3차례 제외)의 대선 경선에서 이 지역 1위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가 5명 있었고, 그중 1명(조지 W 부시ㆍ2000년)은 본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민주ㆍ공화 양당에서 치러진 총 22번의 예비경선에서 아이오와 코커스 1위 후보 13명이 소속 당의 대선 후보직을 거머쥐었으니 59.1%의 성공률을 보장하는 셈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면 대략 열 중 여섯은 당 대선 후보가 된다는 얘기다.
이번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의 관전 포인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1강 구도 속에 2위 싸움이 치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얼마나 따라잡아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느냐로 모아진다.
-25도 혹한 속 날씨 변수 떠올라
15일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는 아이오와주 99개 카운티의 각급 학교나 커뮤니티센터, 교회 등 약 1600개의 개별 장소에 모인 당원들이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번 코커스를 앞두고 혹독한 추위가 닥치면서 기상 여건이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코커스 당일 예상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으며, 주 일부 지역에선 이미 25㎝ 이상의 폭설이 내려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상태다.
현지 언론 매체들은 아이오와 코커스가 첫 대선 경선 무대로 자리잡은 이후 지난 40여 년 내 가장 추운 날씨 속에 치러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 디샌티스 주지사, 헤일리 전 주지사 등 주요 후보들은 현지 대면 유세를 온라인 행사로 급히 바꾸거나 일부는 취소 또는 연기하는 등 유세 일정이 차질을 빚었다.
오는 23일에는 미 북동부 뉴햄프셔주에서 공화당 프라이머리가 열린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는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 대의원을 뽑는 절차인데, 코커스는 당원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 폐쇄성이 강하다. 반면 프라이머리는 당원 외에 정해진 자격을 갖춘 일반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어 개방적이다. 비(非)당원 유권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민심을 더욱 잘 반영하자는 취지다. 공화당은 전체 50개 주 가운데 아이오와ㆍ네바다 등 13개 주에서, 민주당은 아이오와ㆍ와이오밍 등 6개 주에서 코커스를 실시하고 나머지는 프라이머리 방식으로 진행한다.
디모인=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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