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AS에도…'홈런 2방+유효슛 0' 베르너의 아쉬움→"토트넘 이해하면 흥미로운 선수 될 것"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새로운 왼쪽 공격수가 된 티모 베르너가 데뷔전에 도움을 기록했지만, 결정력에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두 차례 슈팅이 허공을 가르면서 팬들로부터 첼시 시절 골결정력이 여전히 그대로라는, 조롱과 같은 메시지도 들었다. 다만 토트넘 코칭스태프는 첫 경기치고 괜찮았다며 만족을 표시했다.
토트넘이 1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있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라스무스 회이룬에게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마커스 래시퍼드에게 추가 실저한 후에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동점포로 따라붙으며 적지에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토트넘은 12승4무5패, 승점 40으로 5위를 유지했고, 맨유는 10승2무9패, 승점 32로 7위로 뛰어올랐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원정팀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맞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에서 올리버 스킵, 로드리고 벤탄쿠르,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호흡을 맞췄으며, 최전방 3톱에 티모 베르너, 히샤를리송, 브레넌 존슨이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빠지면서 토트넘은 새로운 공격수 베르너를 왼쪽 공격수로 세웠다.
앞서 14일 베르너를 비롯해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크리스티안 로메로, 워크 퍼밋(노동허가) 절차가 마무리된 라두 드라구신이 토트넘 선수단과 함께 맨체스터의 한 호텔에 입장하는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상에 담겼다.
영상에서 토트넘 선수단 버스 두대가 한 호텔에 도착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을 위해 묵을 호텔로 입장했다. 이 영상에 로메로, 드라구신, 그리고 베르너가 포착됐다.
손흥민이 최대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우자 토트넘은 공격수 보강을 추진했고, 과거 프리미어리그와 첼시에서 뛰었던 RB라이프치히 소속 독일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임대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베르너 임대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구단은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는 소식 전하게 돼 기쁘다"라며 "독일 국가대표 출신 베르너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 계약으로 토트넘에 합류한다. 여름에 영구 계약 옵션이 있다. 등번호는 16번"이라고 발표했다.
임대 영입의 경우 선수를 내주는 팀과 빌리는 팀이 급여를 나눠 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엔 달라 토트넘이 6개월간 베르너의 급여를 모두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너는 과거 첼시에서 2시즌 뛰었지만 리그에서 10골을 넣는데 그쳤다. 이후 친정팀인 라이프치히에 돌아가서도 올시즌 8경기 출전하는데 그쳐 이적을 추진했다. 마침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한 토트넘이 베르너와 합의에 도달해 임대 이적이 성사됐다.
라이프치히의 마르코 로제 감독도 베르너의 이적을 인정했다. 로제 감독은 "베르너가 임대를 떠나고 싶어하는 것은 맞다. 그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뛰고 싶어 한다. 우리는 베르너가 최선을 다하길 바라고, 그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빈다"라고 말했다.
로제 감독의 말처럼 베르너는 출전 시간을 위해 이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내년 여름에 베르너의 모국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 2024에 출전하려면 경기를 꾸준히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베르너는 이번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8경기 출전에 그쳤고, 8경기 중 선발 출전한 경기는 2경기에 불과했다. 베르너가 이번 시즌 소화한 시간은 204분이 전부다.
베르너가 토트넘에 합류할 경우 출전 시간에 대한 고민은 해소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당장 히샤를리송과 함께 최전방을 책임질 선수가 필요하다. 또한 베르너가 측면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만큼, 스트라이커가 아닌 측면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베르너가 토트넘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영국 '스포츠 렌즈'는 8일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깜짝 이적할 수 있었던 데에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역할이 컸다. 베르너는 맨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그리고 크리스탈 팰리스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목요일 토트넘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떠올랐고 현재 임대 이적이 임박했다"라고 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특정 목표를 지향하는 팀이 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베르너를 강력한 타깃으로 설정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가 팀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고, 토트넘의 스카우트 스태프들도 베르너의 데이터가 토트넘이 공격진에 포함시키려는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확신했다"라고 설명했다.
베르너는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아주 큰 구단에 합류했다. 이전에도 자주 만나 경기를 치렀다. 첼시에서든 라이프치히에서든 토트넘과의 경기는 언제나 빅매치였다. 이제 토트넘의 일원이 돼 기쁘고 정말 기대된다"라면서 "많은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도 좋았다. 정말 좋은 대화였다"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내가 왜 이곳에 합류해야 하는지 확신을 줬다. 그와 대화할 때 난 내가 느끼고 싶었던 것, 플레이 스타일, 전술 등을 알 수 있었다. 여기가 딱 맞는 팀이라고 생각했고, 이곳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흥미롭다. 여기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빨리 적응해서 이번에도 우승하고, 뭔가를 얻고 싶다"라며 우승을 위해 토트넘에 왔다고 강조했다.
베르너는 첼시를 떠난 지 1년 반 만에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복귀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21분 첫 슈팅이 높이 떠 아쉬움을 남겼지만, 주로 넓게 벌리기 보다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슈팅이나 패스까지 연결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베르너는 토트넘 데뷔전에서 곧바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후반 시작 1분 만에 왼족에서 공을 잡은 베르너는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벤탄쿠르에게 내줬고 벤탄쿠르가 엔드라인 근처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동점 골에 성공했다. 베르너는 데뷔전에서 첫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베르너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력은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베르너는 80분 간 경기를 뛰면서 패스 성공률 91%(32/35), 기회 창출 1회, 리커버리 4회 등 좋은 지표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부정적인 지표들이 눈에 더 띄었다.
무엇보다 베르너가 때린 슈팅 5개가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2개는 수비 블락에 막혔고 나머지 3개도 유효슈팅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드리블 성공도, 정확한 크로스도 없었고 볼 경합 상황에선 6번 모두 상대에게 내주며 피지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베르너는 경기 종료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돌아와 기쁘다. 여기에서 뒤는 건 정말 재밌다. 이런 템포와 경기를 하는 최고의 리그다. 난 정말 즐겼다. 승점 1점이지만, 계속 동료들과 훈련해 더 나아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첫 경기부터 도움을 기록한 것에 대해선 "공격수라면 항상 득점을 원한다. 하지만 도움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다"라고 만족해했다.
데뷔전을 치른영국 풋볼런던은 경기 후 베르너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매체는 "전반전에 두 번의 기회가 크게 빗나갔다. 두 번째 기회는 스킵이 만들어 준 좋은 기회였다. 다행히 벤탄쿠르의 동점골을 도와 첫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만회했다. 11월 4일 이후 뛴 첫 경기에서 79분을 소화했고, 1도움으로 탄탄한 출발을 보였다. 앞서 두 번의 슈팅만 아니었더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고 평점은 로메로, 히샤를리송, 벤탄쿠르였다. 세 선수 모두 평점 8점으로 팀 내 최고 점수를 받았다. 풋볼런던은 로메로에 대해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로메로는 녹슨 순간을 보여줬으나 강한 순간도 있었다. 전반 막판 골대를 맞히는 헤더도 있었다. 후반전으로 갈 수록 더 좋아졌다. 경기는 고사하고 이제 막 훈련에 복귀한 상태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벤탄쿠르에 대해서는 "전반전에 결정적인 태클이 있었고, 후반 시작과 함께 훌륭한 터치, 마무리로 득점을 올려 토트넘의 동점을 만들었다. 매 경기마다 더욱 날카로워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으며 히샤를리송에게는 "포로의 코너킥을 날아오르는 헤더로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열심히 뛰었고, 공을 잘 소유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다. 그래도 히샤를리송이 한 모든 일들이 효과적이었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경기 후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총평에 대해선 "명단 구성이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뛰어난 성과였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올드 트래퍼드는 플레이하기 어려운 곳이다. 오늘 승리했다면 맨유도 어느정도 추진력을 받았을 것이다. 선수들은 역경에 대처해야 할 때마다 뛰어난 방식으로 해냈다. 그들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판더펜과 로메로는 예상보다 2주나 빠르게 복귀했다. 하지만 이건 우리 팀의 특징이다. 벤탄쿠르도 그랬다. 선수들은 팀을 돕고 싶어한다. 개인적인 일들을 제쳐두고 스스로를 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라며 "오랫동안 결장했음에도 예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 건 그들의 성격을 입증한 것"이라고 부상 복귀전을 치른 판더펜과 로메로의 경기력도 칭찬했다.
베르너의 데뷔전에 대해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와 두 번의 훈련 세션을 진행했다. 오래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오늘 경기를 보니 베르너가 우리 스타일을 이해하고 익숙해지면 정말 흥미로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위협적이었다. 난 베르너가 여기서 축구를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오늘 베르너를 선발로 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베르너는 기꺼이 출전해서 팀을 돕고 싶어했다. 손을 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하겠다고 했다"라고 베르너의 의지에 박수를 보냈다.
사진=EPA,DPA/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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