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동떨어진 정책에 답답”…기재부, 中企 애로사항 정책반영
규제정책협의회 신설 등 25건 현안과제 청취
“비공개 간담회…내부검토 통해 추후 발표”
기획재정부가 중소기업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선 가운데, 기업들은 현장 문제를 정부에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가업 승계 세제 지원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제고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는 지난 11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중소기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 경영 개선을 위한 총 25건 현안 과제를 논의했다. 그 중 ‘기재부-중기계 규제정책협의회 신설’, ‘가업승계 지원 세제 사업 무관 자산 범위 개선’ 등이 주요 건의 사항으로 제시됐다.
중소기업계는 ‘기재부-중기계 규제정책협의회’를 신설해 달라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중기중앙회와 18년째 환경정책협의회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협의체를 통해 중소기업이 환경과 관련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정책 개선에 반영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현장 의견을 반영할 기재부-중기계 규제정책협의회를 신설하고, 이를 기재부 훈령에 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부와 중기중앙회는 연 4회 협의회를 개최하도록 환경부 훈령에 정하고 있다.
현행 법인세법상 ▲증여특례 직전 5개 사업연도 말 평균 현금보유액 150%를 초과하는 현금 ▲대여금 ▲임직원 복지를 위한 사원아파트 등은 사업무관자산으로 분류해 가업승계 지원세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내용이 사업 자금 운용에 제약이 있다며 범위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5개년 말 150% 초과 현금 내용은 법인세법상 영업활동과 무관한 주식 채권, 금융상품은 영업활동과 관련 없다고 명시돼 있는데, ‘영업활동과 무관한’이라는 표현이 모호하고 불분명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중소기업계는 해당 내용을 범위에서 삭제해달라고 했다. 근거로 현금성 자산이나 금융 상품 등은 기업 경영상 가불하는 경우가 있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계는 지난해 10월 시행한 납품대금연동제를 공공 조달시장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계약법상 ‘계약대금 조정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계약대금 조정제도는 최초 계약대금 대비 원가가 3% 이상 오르면 계약대금을 조정한다. 중소기업계는 특정 원자잿값이 치솟아도 전체 원가 등락을 고려하기 때문에 해당 제도가 현장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민간업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납품대금 연동제 중 일부를 차용해 계약대금 조정제도와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계약대금 조정제도는 납품대금 연동제와 달리 사후 서류 입증을 통해 납품대금 조정분을 적용받는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분석부터 단가 조정까지 3~6개월 이상 걸려 그 기간 원자잿값이 상승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중소기업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연동제와 같이 납품대금 10%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잿값이 거래 계약 시 상호 간 협의한 10% 이내 범위에서 오르면 납품대금을 자동인상해달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년 전부터 건의해왔지만 개선되지 않은 중소기업 T커머스 판로 확대도 재차 요구 했다. T-커머스는 TV와 커머스(상거래) 합성어로, 양방향 TV 시청 중 셋톱박스 단말기 결제를 통해 즉석 구매하는 전자상거래를 일컫는다.
현재 TV홈쇼핑 채널 중 중소기업 제품 전문 TV홈쇼핑인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에는 T커머스 채널 사업권이 없다. 중소기업계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판로를 찾기 어렵다며 두 업체에 대한 T커머스 사업을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 논의 내용은 비공개 진행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건의사항에 대해선 내부 검토를 거쳐 중기중앙회로 피드백을 전달할 예정이고, 추후 발표가 가능한 부분은 여러 형태를 통해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기재부 업무보고 겸 민생 토론회에서 “앞으로 경제정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마련해 발표하는 형식을 벗어나겠다”며 대표적 벤치마킹 사례로 ‘위키피디아’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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