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죽음·절망" 이혜정·고민환, 45년 만 이혼합의서 작성 (이혼할 결심)[종합]

(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이혜정, 고민환 부부가 결혼 45년 만에 가상 이혼에 합의했다.

14일 방송된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에는 결혼 45년 차 이혜정-고민환 부부가 출연했다.

이혜정에게 '결혼'을 묻자 "죽음"이라고 답했다. 이혜정은 "그때 제일 힘들었던 게 내 존재가 없다는 거였다. 결혼이 이런 건가. 그땐 절망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혜정은 남편 고민환과 마주앉아 "더이상은 방법이 없다. 이혼을 하자"며 "옛날에 나한테 했던 얘기 생각해 봐라. 어떤 상처를 줬나 생각해 봐라. 왜 그랬냐"고 이야기했다. 고민환은 "그런 부분은 난 싹 잊는다. 나한테 두 번 세 번 대꾸를 하고 반격을 하고"라며 "혼자만 힘든 것 아니다. 그런 우여곡절이 누구나 있는 것"이라며 맞섰다.

인터뷰에서 고민환은 "지금까지도 젊었을 대 남편에 대한 배려가 없이 강한 주장을 내세우는 버릇이 아직까지 있다. 그게 아마 갈등의 발단이 되는 수가 꽤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지켜본 이혜정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혜정은 가상 이혼 합의서를 준비했다. 여기에는 자녀의 양육권, 재산포기각서까지 포함됐다.

고민환은 "재산 분할을 할 게 없을 것 같다"라고 하는 반면, 이혜정은 "재산 분할이 아니라 제가 받을 게 있다. 제가 결혼할 때 의사한테 시집 온다고 땅을 좀 가져왔는데 그걸 남편이 자기 친척동생한테 빌려줘서 그걸로 담보로 은행 이자를 내줬다. 그 동생이 그 돈을 안 갚고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날렸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VCR로 지켜보던 이혜정은 "이 상황이 되니까 지금까지 마음으로 감정적이던 게 현실로 보이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렇게 두 사람은 가상 이혼 협의서에 서명을 했다. 이혜정은 "아이들한테 미안한 생각이 먼저 든다. 자식들은 원치 않을 거다. 부모의 이런 상황을 원하겠냐. 아들은 굉장히 충격일 것 같다. 가상 이혼 굉장히 슬프다. 가슴이 쿵 한다. 살아온 세월을 종이 한 장에"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살고 있는 집에서는 고민환이 나가기로 했다. 고민환은 "'좀 까부네' 하는 생각도 있고 '나이 먹고 뭐가 그렇게 속상한 게 많은지' 하는 생각도 있다. '나 없이 네가 어떻게 잘 사는가', '어떻게 하면 헤어질까' 생각한 적도 몇 번 있는 것 같다. 괘씸하니까. 이렇게 내가 나가면 더 두려워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사진=MBN 방송 화면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