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 기술기반 사업화 메카, 한국농업기술진흥원 [D:로그인]
그린바이오 육성 강화, 창업기업 370팀 발굴
스마트농업 기자재 표준화…현장 실증 강화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농업부문은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잠재력을 실현하는 연구개발(R&D)에 기반한 혁신일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정부와 공공부문이 참여하는 정부 주도형 R&D에 기반한 혁신사례가 많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통일벼로 대표되는 녹색혁명, 1980년대 비닐농업과 시설원예농업의 백색혁명, 1990년대 경제성장과 더불어 고품질과 안전성 중심 품질혁명, 2000년대 이후 디지털혁명까지, 사회적 수요에 기반한 R&D성과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그 시절을 함께 해 왔다.
다만, 혁신적 신농업기술을 일궈내더라도 농산업 현장에 접목되지 못한다면,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과 같이 농업 R&D 결과가 산업계에 널리 보급되고 산업화로 이어져야 국가 전체에 공익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이같은 곳이다. 농진원은 농업과학기술 분야 연구개발 산업적 진흥을 위해 2009년 9월 경기 수원에서 창립했다. 2018년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라, 전북 익산에 터를 잡고 있다. 2022년 3월에는 구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으로 개명하며 농산업 전반에 걸친 기술혁신으로 농업 미래를 열고 있다.
농생명 우수기술 실용화 촉진…전주기 기술사업화 메카
우리나라 농업R&D를 담당하는 부처인 농촌진흥청에서 출원하는 특허는 연간 4~500건, 등록하는 특허는 연간 300건 내외 규모다. 농진원을 통해 민간기업에 기술 이전한 비율이 지난해 기준 46%에 달한다.
연구자 대상으로 1과 1변리사(1개 연구과에 1명의 변리사를 배정) 제도, 특허 동향분석 보고서 제공 등으로 시장수요에 기반한 특허가 창출되도록 지원한다. 농산업체와 국민에게 분야별 기술이전 설명회를 열어 국유특허 활용률을 확대하고 있다.
이전받은 기술을 통해 사업화하는 업체 지원을 위해 실용화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95업체는 사업화 성공률을 80% 달성했다.
이처럼 개발된 특허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며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화 지원까지, 농진원은 이른바 농산업분야 ‘전주기 기술사업화’ 메카로 불린다.
특히 기술사업화 성과는 작년 기술사업화 유공(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 국가연구개발사업 상위평가 ‘우수’ 등급(과학기술정보통신부)을 획득했다.
올해부터는 전용실시 기술이전을 확대하고 국유특허 산업적 파급력을 높인다. 민간 푸드테크 기술협의체를 확대하고 농업신기술 산학협력지원 신규사업을 통해 대학이 보유한 시설·장비·인력을 활용한다. 또 신기술에 대한 농가 교육·컨설팅·실증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술기반 농식품 벤처창업 활성화
농진원은 예비창업자, 창업기업, 첨단기술기업으로 구분해 농업분야 벤처기업을 발굴한 뒤 연간 370개가량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8개 지역센터를 운영하여 지역별 성장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창업자금, 컨설팅, 판로 등을 지원하며 투자유치를 지원하고 혁신적 성장을 이루도록 돕고 있다.
또 농산업체 투자유치 지원을 위해 대기업-창업기업 협업, 전문 엑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를 통한 초기창업지원, 농식품 벤처육성기업 전용 농식품 모태펀드 연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농식품 분야 최초·최대 대규모 창업박람회인 2023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3)을 열었다. 236개 농업분야 벤처기업이 참여했다. 3일간 개최한 이번 박람회에서 투자유치 106억원, 매출액 증가 100억원, 고용창출 62명을 기록했다.
농업분야 대표적 신기술분야로는 그린바이오가 있다. 농진원은 “그린바이오 산업육성 전략에 따라 전국 4곳에 설치될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의 총괄기획을 맡고 있다”며 “지난해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1호를 전북 익산에서 착공하고 해당 캠퍼스 운영기관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농업분야 벤처 활성화 노력은 수치로도 보인다. 농진원이 육성하는 벤처기업 연간 매출액 상승률이 평균 35%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투·융자 지원액이 1600억원에 이른다.
국내육성 신품종 보급…종자 산업 육성지원
정부는 쌀 과잉생산과 가격 하락에 대비하고자 가루쌀 공급을 늘리고 있다. 그런데 이 가루쌀 종자는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바로 농진원에서 가루쌀을 포함한 특수미, 사료용 작물 등 전략작물 종자를 생산·보급하고 있다.
농진원은 지난해 가루쌀 종자 124t을 농가에 보급했다. 사료용 작물은 970t을 공급하는 등 연간 보급 규모가 확대하는 중이다. 또 약용작물 등 종묘 보급도 활발하다. 지황, 단삼 등 약용작물이 대표적이며 지난해 기준 약 90만주(20t) 종묘와 종근을 보급했다.
우리나라 종자산업 육성 전초기지 역할도 맡고 있다. 전북 김제 소재 민간육종단지를 운영해 종자기업 육성과 품종개발 활성화 등의 기술지원, 인프라 구축 등을 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국제종자박람회 운영을 통해 우리나라 종자기업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해외바이어 초청으로 수출계약이 성사되도록 지원하는 등 글로벌 종자기업 육성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디지털 육종 전환과 인프라 등 종자산업 육성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과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과실 품질 저하로 농가 소득에 악영향을 미쳐왔던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과수 무병화 인증제 조기 정착을 위한 ‘과수 무병묘 생산·인증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스마트농업 기술·기자재 상용화 지원…고령화 극복
우리나라 전체 농가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갈수록 심각한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여러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보통신기술(ICT), 데이터, 로봇 등을 농업에 접목한 스마트농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진원은 스마트농업 표준화·현장확산, 첨단 농업기계 검정 등을 지원하고 있다.
표준화는 스마트팜 기자재 호환성 확보, 품질 보장과 자원 낭비 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단계다. 이렇게 만들어진 표준규격이 농산업 현장에 조기에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또 경북 상주, 전북 김제 스마트혁신밸리 내 실증단지 운영을 통해 새롭게 개발되는 스마트팜 관련 제품과 기술 실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물 주요 생산지(3개소)를 거점으로 국내기술 기반 농업용 로봇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첨단 농기계 상용화를 위한 성능과 안전성 검정도 주요 업무다. 지난해 자율주행 이앙기 국내 1호 검정과 성적서 발행을 수행하는 등 국내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과 확산 촉진에 이바지했다.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 “미래 선진농업 조기 구현 목표”
농진원 출범과 함께 원장으로 취임한 안호근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농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미래 선진농업을 조기에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간 추진한 기술실용화, 디지털 농업, 종자 등 주요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 기술기반 농산업 생태계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2050 탄소중립 대응, 환경보전, 치유농업 등 공익적 가치를 지닌 분야를 발전시켜 대국민서비스 품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안 원장은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며 “농업기술 혁신과 공익적 가치 확산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미래농업을 앞당기는 선도기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수준 전문성을 갖춘 최고 서비스 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현장중심 업무와 민주적 소통문화, 윤리경영 체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직원이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려 한다”며 “농산업 전문기관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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