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가 고객인 기업이 AI를 쓰다니… 아군의 배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한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기업의 광고 하나가 창작자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했다.
창작자들이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할 때 쓰는 태블릿 전자펜 등의 기기를 판매하는 일본 기업 와콤이 자사 광고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이미지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이런 와콤이 정작 자사 광고에선 생성형 AI가 그린 이미지를 활용하는 아이러니를 스스로 연출한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해 축하 광고에 AI 활용 의혹
모르고 썼다지만 창작자들 분노
‘창작도 AI 대체’ 공포가 현실로
최근 한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기업의 광고 하나가 창작자 커뮤니티를 들썩이게 했다. 창작자들이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할 때 쓰는 태블릿 전자펜 등의 기기를 판매하는 일본 기업 와콤이 자사 광고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이미지를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인간 창작자’들이 사서 쓰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기업이 정작 AI 를 광고에 활용했다고 알려지면서 반발이 컸다. 인류의 창작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AI 기술 개발의 한 단면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와콤은 지난 9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 계정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와콤은 “생성형 AI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은 의도된 게 아니다”며 “제3의 업체를 통해 광고용 이미지를 구매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와콤은 지난 2일 X에 새해를 축하하는 광고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용 이미지와 함께 자사의 주력 제품 이미지가 실렸다. 와콤은 갑진년을 맞이한 동양권 이용자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서 용 이미지를 활용했다. 한 사용자가 ‘어도비 스톡’에 올린 이미지를 활용해 광고용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와콤은 밝혔다.
그런데 이들 이미지가 모두 생성형 AI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창작자 커뮤니티에선 ‘와콤의 배신’ ‘창작자의 종말’ 등의 반응까지 나왔다. 일각에서는 불매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와콤은 글로벌 태블릿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불린다. 주력 상품은 이미지나 산업 디자인 분야의 창작자들이 작업할 때 쓰는 태블릿과 전자펜 등이다. 한때 와콤은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했다. 손으로 직접 이미지를 그리는 창작자가 와콤의 주요 고객이다. 이 때문에 전자펜 등의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면 와콤의 사업 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
이에 와콤은 생성형 AI가 확산하더라도 쓰기와 그리기 활동은 이어질 것이라며 창작자들의 조력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생성형 AI가 학습하지 못하도록 창작물의 정보를 분산화된 상태로 저장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런 와콤이 정작 자사 광고에선 생성형 AI가 그린 이미지를 활용하는 아이러니를 스스로 연출한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와콤은 황급히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와콤은 지난 9일 사과문을 올리면서 “이 이미지가 어떻게 생성됐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IT업계에서는 인류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콘텐츠 창작 영역에서마저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란 공포감이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AI 기술 개발에도 인간의 창작 영역은 그나마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이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상태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 고용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일자리 27%가 AI를 통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동훈은 전국 도는데, 이재명의 복귀는 언제쯤
- “‘떴다방’ 같은 이미지 안 돼” 결의 다지는 ‘제3지대’
- 규정보다 63㎝ 높은 김포 아파트…입주 못한 주민들 피해
- “전산 오류로 수천명 파산”… 영국 최악의 ‘우체국 스캔들’
- “어떻게 널 보내”…인기 절정 푸바오, 시민들 ‘오픈런’
- “연두색 번호판이 싫어서?”…초고가 법인 차량 등록 58.4%↑
- “그림 도구 광고를 AI에 맡기다니”… 열받은 창작자들
- 또 보잉?…이번엔 日 보잉 항공기서 조종석 창문 균열
- 쓰레기통서 발견된 26년 전 ‘프렌즈’ 대본, 3700만원 낙찰
- ‘앤디 아내’ 이은주 아나, KBS 소송 이겨 정규직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