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한반도 위기 경보

2024. 1. 15. 0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09년쯤으로 기억한다.

북한이 남북 군사 통신망을 통해 전화통지문(전통문)을 보내왔다.

북한은 2009년 이 서비스를 시행한 이후 몇 차례 NLL 인근에서 해상사격 계획에 따른 항행경보를 송신한 적이 있었다.

남북한은 11개국과 함께 일본이 조정국인 세계항행경보구역(NAVAREA) 11구역에 속해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군사안보)


2009년쯤으로 기억한다. 북한이 남북 군사 통신망을 통해 전화통지문(전통문)을 보내왔다. 우리 군의 북방한계선(NLL) 인근 포사격 훈련을 트집잡아 협박하는 내용이었다. 이상한 것은 당시 예정된 우리 군의 NLL 인근에서의 포사격 훈련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북한이 생떼를 쓰고 있다며 무시하려다 갑자기 항행경보가 떠올라 관련 사이트를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다. 그날 우리 군의 해상사격으로 NLL 인근 해상에는 항행경보가 설정되어 있었다. 확인해보니 한 달 단위로 훈련 계획을 올리고 이후 취소된 것을 해당 기관에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이것까지 보면서 핑곗거리를 찾고 있다는 생각에 매일 항행경보를 확인하는 것 또한 나의 일과가 됐다.

북한은 2009년 1월부터 선박의 안전을 위한 해상교통문자방송(NAVTEX)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1999년 2월부터 연안국이 인근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항해를 위해 훈련, 조사, 수색, 기상 등 해상 정보를 제공토록 한 것이다. 북한은 2009년 이 서비스를 시행한 이후 몇 차례 NLL 인근에서 해상사격 계획에 따른 항행경보를 송신한 적이 있었다. 당시 북한이 지정한 훈련구역 일부가 NLL 남쪽 해상까지 포함해 문제가 된 적도 있었지만, 실제 북한이 NLL 남쪽까지 쏘지는 않았다. 그리고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했다. 그날 아침에도 북한이 우리 군의 사격 훈련을 문제 삼는 전통문을 보내 왔다. 오랜 시간 준비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행동이었다.

이보다 넓게 ‘세계항행경보제도 (WWNWS)’가 있다. WWNWS는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수로기구(IHO)가 해난사고 방지를 위해 전 세계를 21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로 책임 조정국을 지정, 모든 선박에 항해 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남북한은 11개국과 함께 일본이 조정국인 세계항행경보구역(NAVAREA) 11구역에 속해 있다. 북한은 정찰위성을 발사하면서 일본에 시간·낙하지점 등에 대한 정보를 통보했다. 북한이 위성 발사에 규탄 결의문을 채택한 IMO와 공방을 벌이면서도 끝까지 통보한 것은 위성 발사를 정상적인 우주개발임을 주장하기 위함이다.

최근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가 사실상 무효가 되고 NLL 일대 군사훈련이 재개됐다. 지난 5일 이후 남북 간 해상 포격을 보다가 미심쩍어 항행경보 관련 사이트를 보고 15년 전 데자뷔에 놀랐다. 2018년 9월 19일 남북이 맺은 군사분야 합의 1조 2항에는 분명 ‘해상에서는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게 되어 있다. 우리 군은 이번 서해에서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해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라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적대행위 중지구역이 9·19 군사합의 1조 2항에 정해진 해상 완충구역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만약 그것이라면 지난 몇 년간 항행경보에 남아 있는 우리 군의 NLL 인근 해상사격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 역시 계획일 뿐 취소하고도 통보하지 않았다고 하기엔 너무 많다. 포신 덮개 미설치, 포문 개방까지도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3000회를 제시했다면 우리는 그만큼 당당해야 한다.

지난 1월 5일 오전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군이 대응 사격을 실시하면서 백령도와 연평도 주민들은 또 공포에 떨어야 했다. 남북의 치킨게임 속에 한반도 위기경보만 울리고 있다. 군사합의 이전보다 더 불안해졌다. 당장 제2 연평도 포격 사태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나마 조업철이 아니라 다행이지만 꽃게철에는 어찌할지 걱정이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군사안보)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