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미 정권 연장 대만 선거, 미·중 갈등 격화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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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끝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대만 독립을 강조해 온 민진당 후보의 승리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 시위를 강화할 경우 대만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은 대만 선거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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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보와 경제는 위기에
선거 결과 존중하고 자제해야
엊그제 끝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대만 독립을 강조해 온 민진당 후보의 승리에 불만을 품은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 시위를 강화할 경우 대만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국이 해상봉쇄를 시도한다면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 안보와 경제는 위기에 빠진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미국이 대만 해협에서 충돌할 가능성은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미·중 갈등의 악화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섬세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은 대만 선거 직후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지만 자중해야 한다. 민진당 후보의 당선이 대만 주류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대만 유권자들의 선택을 왜곡하는 것이다. 총통 선거에서 이긴 민진당이 동시에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을 두고 그렇게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만 유권자들의 정치적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오히려 선거 전날까지 대만 인근 해역에서 무력 시위를 벌인 중국에 반발한 유권자들의 표가 막판에 집권당 라이칭더 후보에게 쏠렸다는 분석을 중국 정부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 시위가 대만의 유권자들을 자극할 뿐이라는 것을 유념하기 바란다.
미국은 대만 선거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만이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대만 해협이 불안정해진다면 한국 경제는 그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무역의 해상운송량 중 3분의 1은 대만 해협과 인근 해역을 지난다. 중국이 해상봉쇄를 단행하면 대만이 공급을 주도하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대혼란에 빠진다. 한국 경제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만 해협의 파고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다면 주한미군이 동원될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의 전쟁 도발 심리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과거 국공내전 결과 중국 국민당이 대만으로 쫓겨난 직후 한국전쟁이 발발한 역사가 있다.
대만 선거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기를 깊이 통찰하게 만든다. 엄중한 국제 정세에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담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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