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 첫 미사일 도발은 IRBM…고체연료 사용 가능성 커

이근평 2024. 1. 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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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2022년 4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화성-B형’ 극초음속미사일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 사거리 3000~5500㎞)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12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27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 오후 2시55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한 발을 포착했다”며 “이 미사일은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일본과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고체연료 기반 IRBM이나 극초음속 미사일을 고각으로 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은 신형 IRBM용 고체연료 로켓엔진 1단부 및 2단부의 첫 지상 연소시험을 지난해 11월 11일과 14일 각각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체연료 기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확보한 북한이 ICBM에 이어 IRBM으로 관련 기술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합참의 당시 평가였다.

군 당국은 해당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가 같은 달 22일 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평양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고도 1~2㎞ 상공에서 폭발했다. 북한 입장에선 다시 한번 도전할 과제였던 셈이다.

한·미는 북한군의 고체연료 기반 IRBM 발사 징후를 최근 포착하고 집중 감시에 돌입했다고 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신형 IRBM 시험발사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1월 중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고체연료 IRBM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을 향한 새로운 위협과도 연관돼 있다. 정상 각도 발사 시 3000~5500㎞를 날아가는 IRBM은 주일미군 기지와 괌 미군기지를 겨냥한다.

박경민 기자

게다가 고체연료 미사일은 연료와 산화제를 섞어 고체화하는 과정이 까다로워 액체연료보다 개발이 어렵지만, 연료를 실은 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지하 시설에 숨겨놨다가 유사시 꺼내 즉각 발사할 수 있어 한·미로서는 발사 징후 포착이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 미사일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극초음속 미사일 역시 김정은이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발전의 주요 과업 중 하나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전략적 측면에서 ‘섞어 쏘기’를 강조하는 북한의 기조로 볼 때 기존 탄도미사일의 수직 타격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의 수평 타격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공격 능력 확보가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이 이날 미사일의 최고 고도를 50㎞로 분석한 점도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고각 발사 시 최고 고도 수백㎞에 달하는 IRBM과 달리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고 고도가 30~70㎞다.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6~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한 이후, 북한은 지난 5~7일 서해 접경구역에서 포사격을 감행하는 등 대남 위협에 나서고 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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